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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소탈한 1주기… 손정의 회장 "진짜 형님같던 존재"

구광모 회장 등 400여명 참석..끈기와 결단의 리더십 재조명
국내외 각계 인사 추도 잇따라

故 구본무 소탈한 1주기… 손정의 회장 "진짜 형님같던 존재"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고 구본무 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이 고 구본무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을 갖고 고인의 삶과 경영철학을 되새겼다. 소탈한 인품을 가졌지만 경영에선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줬던 고 구본무 회장을 추모하며 LG 경영진들은 또 한 번의 도약을 다짐했다. 이번 추모식에선 고 구 회장을 기리는 국내외 각계 인사들의 다양한 일화들도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차분하고 간소한 추모식

LG그룹은 고 구본무 회장의 1주기 추모식을 20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진행했다. 구광모 ㈜LG 대표를 비롯해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LG 임원진 4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은 고 구 회장의 약력 소개를 시작으로 추모 영상 상영, 사장단의 헌화와 묵념으로 이어졌다. 추모 영상은 취임식 장면으로 시작,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뚝심 있게 사업을 육성했던 고 구 회장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초기 어려움이 많았던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사업이다. 고 구 회장이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라고 독려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겼다. 이차전지와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가 끈기와 뚝심으로 지원해 결국 LG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냈다.

LG관계자는 "장례식을 가족장으로 소박하게 치렀던 것처럼 생전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멀리하고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을 기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소하게 진행됐다"면서 "고 구본무 회장을 추억하는 동시에, 고인의 유지를 이어 받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지난 1년 동안 LG는 구광모 회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완성했다. 1주기와 함께 구 회장의 그룹 총수 지정 등 경영승계 관련 모든 절차도 완료됨에 따라 구 회장의 4세 경영 본격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념의 승부사'… 각계의 추도

이날 LG가 공개한 추모 영상에는 허창수 GS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생전 구 회장과 깊은 인연을 나눈 지인들의 일화가 담겼다.

허창수 회장은 1990년대 LG가 투자를 시작한 이차전지(배터리) 사업의 어려움을 곁에서 지켜본 애환을 소개했다. 허 회장은 "이차전지 사업은 처음에 적자 많이 났다"며 "많은 적자에도 계속 추진할 수 있었던 건 (구 회장) 본인의 집념이 아니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그를) '집념의 승부사'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손정의 회장은 "구 회장은 정말 다정하신 분이고, 제게 진짜 형님과 같은 존재였다"며 "몇 번을 만나도 더 좋아지고, 더 존경심이 생기는 그런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도 구 회장께 배운 것을 소프트뱅크 직원과 고객들에게 꼭 실천해 나가고 싶다"며 "구 회장님, 정말 감사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금 기업들이 굉장히 어려운 때"라며 "돌아가신 구 회장에 대한 애착과 아쉬움이 있다면, 제대로 된 기업체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