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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되면 안되는 이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해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해 파장이 예상된다. WHO의 이번 결정으로 게임을 넘어 한국 콘텐츠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독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이번 질병 분류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고 정부의 규제가 강화 돼 글로벌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반영 선택 가능..복지부, 논의 나서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세계보건총회 B 위원회에서 게임 과몰입 현상에 대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ICD-11)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1990년 ICD-10이 나온 지 30년 만에 개정된 ICD-11은 194개 WHO 회원국에서 2022년부터 적용된다. '6C51'이라는 코드가 부여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부여되면 각국 보건당국은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게 되며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게 된다.

WHO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중독은 공식적인 질병으로 분류된다. 다만 국제질병분류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반영할 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도 우리나라가 이를 반영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WHO의 개정안을 바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WHO의 개정안은 2022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KCD는 2020년 개정(5년 주기)하기 때문에 2025년에 국내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국 보건당국은 WHO 권고에 따라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 "韓 도입, 막자"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게임 관련 규제가 과도한 상황이기때문이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PC게임 월 결제한도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규제다. 게임을 산업으로 육성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설자리가 없어지는 이유다. 이 같이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질병이라는 개념까지 더해진다면 국내 게임업계는 일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함과 동시에 국내도입을 반대한다"라며 "질병코드 지정은 UN 아동권리협약 31조에 명시된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 입장과 같이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번 WHO의 결정으로 그동안 근거가 없어 계류되거나 인준받지 못했던 게임을 규제하는 다양한 법안이 다시 발의되는 사태가 발생 될 수 있으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의 증가로 인해 젊은이와 기성세대 간의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공대위는 게임장애 질병코드 국내도입을 막기 위해 게임에 대한 국민적 인식개선에 매진하고 반대운동에 돌입한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