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 사업 설명회
가칭 '비앱 스토어' 통해 플랫폼 생태계 주도 전략
암호화폐 지갑 '볼트'가 핵심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판 구글플레이'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또 오는 27일 메인넷 '클레이튼' 출시와 함께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 '볼트(가칭)'를 탑재하기로 했다.
카카오가 블록체인·암호화폐 시장의 대중적 플랫폼 주도권을 잡겠다고 본격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라운드X는 지난달 23일 클레이튼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한 비공개 설명회를 열어 오는 27일 선보일 클레이튼 메인넷과 각종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와 관련 탈중앙화에 초점을 맞춘 디앱(dApp)이 아닌 비앱(BApp, Blockchain Applicat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탑재될 암호화폐 지갑 '볼트'와 클레이튼 기반 비앱 스토어 출시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카톡에 탑재될 암호화폐 지갑의 이름은 볼트로 발표됐다"며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같은 클레이튼 기반 비앱 스토어(디앱 스토어) 운영계획도 소개됐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앱 장터 나온다
블록체인 앱 스토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앱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처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디앱·dApp)들을 그라운드X 디앱 스토어에서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터다. 카카오의 디앱 스토어는 카카오톡 안에 장터로 만들거나,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되는 방안을 놓고 내부 의견조율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카오가 블록체인 앱 장터 구축에 나서는 것은 2007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후, 이듬해 공개된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종 모바일 기반 앱 서비스들이 비즈니스모델(BM)을 확장한 것처럼, 블록체인 대중화를 핵심 기치로 내건 카카오 그라운드 X 역시 비앱 스토어를 통해 관련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역시 2007년 당시 미국 현지에서 아이폰 기반 앱 생태계 활성화를 직접 체감한 후, '모바일 퍼스트(우선주의)'를 외치며 카카오톡을 개발·출시했다는 유명 일화도 같은 맥락이다.
■카톡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대중화 기반
오는 27일 '클레이튼'과 함께 공개될 카카오톡의 암호화폐 지갑 '볼트'는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기대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의 '삼성 블록체인 월렛'이 이더리움(ERC-20)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각종 유틸리티 토큰을 보관·송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처럼, 카카오 역시 암호화폐 지갑 볼트에 담길 토큰 발행업체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최근 트론이 한 디앱 스토어를 인수한 것처럼 블록체인 플랫폼 업체나 유명 암호화폐 지갑 및 거래소들도 스스로 디앱 플랫폼이 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며 "삼성전자가 구글 플레이와 별도로 운영했던 갤럭시 앱스와 기어 스토어 등을 갤럭시 스토어로 통합한 것도 디앱 생태계를 선도 및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카카오는 볼트 및 디앱스토어와 관련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나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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