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담회
지분상속 관련 선친 유언 질문에 "평소 가족 화합해 회사 운영 강조"
KCGI와 경영권 협상진행 보도에 "작년에 만난뒤 접촉 없었다" 일축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고,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드리지만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제75차 서울 연차총회 폐막 이후 국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원태 회장 "별도 유언 없었다"
조 회장은 지분 상속과 관련 선친의 구체적인 유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선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시는 바람에 특별히 말씀을 많이 못하셨다. 들을 기회도 많이 없었다"며 "그러나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 화합에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조양호 전 회장이 17.84%, 조원태 신임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 전 이사장이 상속 우선순위로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중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확보하게 된다.
이날 간담회에선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진가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에 대한 방어책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KCGI는 한진칼 2대주주로 고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현재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KCGI는 사실 한진칼의 주주고, 큰 주주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KCGI와 경영권과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도 "저나 회사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최근에 만난 것은 없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작년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에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주가에 반영될까봐 굉장히 조심스럽다.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수송보국’ 경영철학 승계"
조원태 회장이 지난 4월 24일 회장직에 오른 만큼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유가나 환율 등 대외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을 어떻게 방어할 지 대한 질문이 국내외 기자들을 막론하고 쏟아졌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지난 12년 동안 저가항공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최근들어 시장 동향을 보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견을 나눠본 결과, 앞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 부르면 옆을 쳐다보게 된다. 급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회장직을)수락은 했지만, 아직 조금 마음이 허전하다"면서 다시금 '수송보국'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은 선대 조양호 회장님, 창업주 조중훈 회장님의 경영 철학이었던 수송보국이란 철학을 받들어 지금 우리의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며 경영 방안에 대해선 큰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폐막된 IATA 서울 연차총회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 세계 주요 항공업계의 중요한 인사분들이 와서 자리 해주신 것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은 그 업계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선친이 오랜 기간 IATA 이사회 멤버로서 활동한 바 있다. 저도 이번에 당선된 만큼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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