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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전용카지노 확장 제한…‘갈라파고스’에 갇힌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 대표 발의…10일 정례회 개회 ‘심의’
완공 눈앞 제주드림타워 LT카지노 이전 확장 제동
1년 전 중국자본에는 허용…국내자본 역차별 논란


외국인전용카지노 확장 제한…‘갈라파고스’에 갇힌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대형화를 막는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연내 완공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제주사업본부를 본격 가동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대표이사 회장 김기병)이 날벼락을 맞았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확장 이전을 차단하는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10일 개회될 제373회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다뤄지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을)이 대표 발의하고, 강민숙·강성균·강성민·강성의·강철남·고현수·김경미·문종태·송창권·양영식·정민구·현길호·홍명환(이상 더불어민주당), 오영희(자유한국당), 고은실(정의당), 부공남 교육의원 등 18명이 동의했다. 카지노 사업장의 장소 이전 변경은 해당 건물(호텔)의 대수선·재건축·멸실 등 불가항력일 때만 이전을 허용함으로써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 영업장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대형화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 의원은 “면세점도 특허권은 5년마다 갱신하도록 해 특정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고 있다”며 “더욱이 도내 카지노는 8곳인데, 장소 이전으로 손쉽게 영업장 규모를 키울 경우 카지노의 난립과 과당경쟁으로 청정 제주에서 각종 탈법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제주사업본부 본격 가동 인력 2480명 채용 계획

롯데관광개발은 제주롯데호텔에서 운영 중인 LT카지노를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로 옮길 예정이다. 카지노 이전 확장은 제주드림타워 핵심사업이다. 특히 제주드림타워 완공을 당장 눈앞에 둔 시정인데다, 본사 제주 이전에 떠른 인력채용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롯데 측은 매우 당혹스런 분위기다.

롯데 측은 제주도에 상주할 인력 3100명 중 80%선인 2480명(경력 포함)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수도권 기업 본사 제주 이전 기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를 놓고 업계에선 개정안에 대해 사유재산의 관리와 처분이라는 사유재산권의 기본적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한 채 카지노 사업자에게 한 곳에서만 영구히 영업해야 한다는 반시장적 규제이자, 국제적 흐름과 단절돼 불합리하거나 개선돼야 할 ‘갈라파고스’규제라고 비판한다.

■ 문재인 정부의 ‘복합리조트 육성’ 정책에도 역행

더욱이 “최대 경쟁 상대인 일본은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명 카지노법을 통과시키고, 2025년 오사카월드엑스포에 맞춰 3개 복합리조트 개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과감한 규제개혁과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육성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어긋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외국인전용카지노 확장 제한…‘갈라파고스’에 갇힌 제주도의회
연내 완공을 눈앞에 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역차별 논란도 있다. 중국계 자본의 랜딩카지노는 지난해 2월 영업장을 제주신화월드로 옮기면서 기존 803㎡이던 영업장 시설 면적을 5581㎡로 무려 7배나 확장한 바 있다. 원희룡 제주도정이 ‘신규 허가 불허’ 방침에 따라 기존 호텔 '하우스' 영업 수준의 소규모 카지노 영업장도 이전 확장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중잣대'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게다가 제주도나 제주도의회가 2015년 8월 제주드림타워 관광숙박업사업계획 변경 당시, 2층에 들어설 총 9120㎡ 규모의 카지노 사업장 면적을 승인해놓고도 이제 와서 제동을 건다는 건 ‘갑질’ 횡포밖에 더 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 김태석 의장 “사업변경 승인하고도 이제 와서…”

김태석 도의회 의장은 지난 2월 제주MBC와 대담 프로그램에서 ‘원희룡 지사가 카지노 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승인을 내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장 변경 승인을 해주고 영업허가는 안 해주는 이원화 정책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행정의 일관성·책임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또 카지노 관련 조례 개정 움직임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절성, 법익의 균형성, 제한의 최소성 등을 준수해야 한다는 과잉금지 원칙이 있다“며 ”너무 과도하게 금지해 어느 한쪽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되며, 과잉금지 원칙과 충돌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외국인전용카지노 확장 제한…‘갈라파고스’에 갇힌 제주도의회
제주신화월드 랜딩 카지노 [뉴스1DB]

한편 제주시 노형동에 자리잡은 제주드림타워는 38층 규모로 제주에서 가장 높은 169m 높이로 지어진다.
창업주인 김기병 회장의 숙원사업이다.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에 세계적인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인 하얏트를 유치함으로써, 카지노 뿐 만 아니라 호텔 850실과 11개 레스토랑과 바, 컨벤션, 쇼핑몰, 전망대, 위락시설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김병주 롯데관광개발 홍보실장은 "제주드림타워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심형 복합리조트의 롤 모델이 될 것"이라며 "특히 본사 제주 이전과 함께 향토기업으로서, 차별화된 제주청년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 농수축산물 우선 구매,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체계화를 통해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