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행객에게 가장 민감한 요소는 ‘시끄러운 소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매너 여행객과 대처할 때에는 직접 나서는 대신 주로 관계자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익스피디아는 여행 매너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인 응답자 600명을 포함한 전 세계 23개국 남녀 1만82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한국인 여행객 87% “소음으로 휴식 방해 받고 싶지 않아”
한국인 여행객은 휴식을 방해하는 소음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내에서는 낯선 이와 교류하는 대신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다.
한국인은 옆 좌석에 수다스러운 승객이 타는 것(87%)을 꺼려했다. 약간의 대화는 좋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87%)고 답했다. 옆 좌석 승객과 대화하는 경우(28%)도 드물었다. 반면, 인도인(60%)과 멕시코인(59%)은 옆 좌석 승객과 비행 내내 대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국인 여행객은 아이가 내는 소음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가 울면 부모가 주변 승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56%)고 답했다. 반면, 일본인은 5명 중 1명(19%)만이 부모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숙소에서의 소음에도 민감했다. 객실 내(50%)는 물론, 객실 외 공간에서 시끄럽게 하는 투숙객(43%)을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세계인의 꼴불견 1위는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 여행객이었다.
■ 비매너 여행객 만나면? “관계자 통해 원만히 해결하지만, 나설 땐 나선다”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 여행객들은 여행 중 발생하는 곤란한 상황에서 직접 나서기 보다는 관계자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비행기에서 절대 하지 않을 행동으로 다른 승객이나 승무원과 논쟁을 일으키는 것(85%)을 꼽았다.
한국인은 뒷자리 승객이 좌석을 발로 차거나 다른 이들에게 무례한 승객을 발견할 경우 승무원을 통해 해결한다고 답했다. 호텔에서도 관계자를 통했다. 옆 객실의 투숙객이 시끄럽거나(77%), 다른 투숙객이 수영장에서 소란을 부릴 때(56%) 호텔 매니저를 찾았다.
한편, 관계자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에는 용감하게 나서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인 10명 중 3명(30%)은 승무원에게 무례한 승객이 있다면 직접 제지하겠다고 답했다. 글로벌 평균(28%)보다 높은 수치다. 일부 국가는 절반 이상이 못 본 척 무시하겠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 여행객은 호텔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투숙객을 발견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10명 중 8명(79%)은 호텔에 알리겠다고 답했고, 2명(18%)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답했다. 전체 평균(각각 59%, 14%)보다 높은 수치다. 일부 국가들은 2명 중 1명 꼴로 못 본 척 무시하겠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한국인 여행객(8%)은 그렇지 않았다.
■ 세계인의 에티켓 “무거운 짐 옮겨주기, 좌석 바꿔주기, 여행 팁 공유하기”
기내에서 친절을 베풀었던 경험에 대해 물었다. 다른 여행객이 무거운 짐을 옮기는 것을 도왔다(41%)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따로 앉게 된 일행을 위해 좌석을 바꿔주거나(29%) 여행 팁이나 추천 정보 등을 공유(25%)한 경험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인 여행객은 숙소에서는 다른 여행객과의 교류가 적은 편이었다. 오스트리아(49%), 독일(45%) 등 유럽 지역 응답자들이 적극적으로 다른 투숙객에게 여행팁을 공유하는 반면, 한국인 여행객은 23%에 그쳤고 2명 중 1명(51%)은 호텔에서는 친절을 베풀어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일본인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 내 여행 소중한 만큼, 다른 여행객에도 피해주지 말아야
한국인은 다른 여행객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였다. 냄새가 심한 음식을 기내에 반입(16%)하거나 일행과 함께 앉기 위해 다른 승객에게 자리를 바꿔줄 것을 요청(13%)하는 이들은 소수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평균(각각 21%, 20%) 대비 낮은 수치다.
항공 에티켓도 비교적 잘 준수했다. 기내 수화물 규정을 어기거나(4%), 무료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요구(5%)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글로벌 평균보다 약 1.5 배 적은 수치다.
익스피디아 마케팅팀 이은주 대리는 “세계적으로 여행이 일상화되며 여행 에티켓이 지켜지는 것 또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익스피디아의 가장 큰 목표가 전 세계 여행객에게 최고의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인 만큼 이번 글로벌 조사 결과가 ‘매너 있는’ 여행 문화가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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