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기술을 만나다
통신·건설사 합작품 ‘스마트홈’AI·스마트폰으로 상시 집안 제어
시공 불확실성 줄이는 ‘스마트건설’기획때 3D 설계도 기법 적용..설계변경 리스크 사전에 없애
공기오염 관리 ‘미세먼지 시스템’..가구마다 설치한 통합센서로 극초미세먼지 99.95%까지 제거
건설업계에서도 5G 통신기술과 홈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스마트건설과 스마트홈 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자체 스마트기술 브랜드를 만들거나 설계·감리 과정에서 드론 등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저감·차단 시스템을 적용해 자동으로 실내공기 조절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17년 8월 단계별 미세먼지 차단기술인 '5ZCS'를 도입해 아파트 단지를 5개 영역으로 구분해 맞춤형 미세먼지 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의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인 스마트클린&케어솔루션.
포스코건설은 주택분야 스마트기술 브랜드인 '아이큐텍(AiQTECH)'을 론칭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활용한 스마트홈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대표 통신사들과 함께 유·무선을 결합한 스마트홈 IoT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7년 10월 포털업체 네이버, 통신사인 LG U+와 인공지능(AI) IoT 스마트홈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철산 센트럴 푸르지오'에 AI 음성인식 기술과 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스피커인 '클로바'를 통해 음성으로 조명·가스는 물론 에어컨,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은 주택분야 스마트기술 브랜드인 '아이큐텍(AiQTECH)'을 론칭했다. AI 기술인 'AI'와 지능지수인 'IQ', 감성지수인 'EQ'의 'Q'를 더해 '고객을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적이고 감성적인 스마트기술'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고객의 수요를 반영해 크게 3가지 기술로 유형화했다. 먼저 '편리기술'은 음성과 카카오톡을 통해 조명·난방·환기와 같은 홈 컨트롤이 가능하며 승강기 호출, 외출 시 교통상황 안내가 가능하다. '안전기술'은 단지 내 CCTV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승강기에 문제 발생 시 경비실에 상황을 자동으로 보내준다. '건강기술'은 가구 내 미세먼지 등 공기질을 분석해 농도에 따라 청정환기 시스템을 작동시켜 준다. 이런 신기술은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를 시작으로 순차 적용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하이오티(Hi-oT) △보이스홈 △홈로봇을 3대 기술로 선정하고 이종산업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통해 차별화된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먼저 하이오티는 아파트 내·외부에서 스마트폰으로 각종 서비스를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상알림이 울리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커피머신과 토스트기가 식사를 준비하거나 외출 시에는 자동으로 집안의 조명·난방 등이 조절되는 식이다. 보이스홈은 AI 시스템을 활용해 음성으로 조명·난방·가스·보일러는 물론 각종 가전제품도 제어할 수 있다. 홈로봇은 음성인식 기술에 이동성과 시각효과를 활용해 입주민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준다. 이동이 가능한 홈로봇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집안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조종이 가능하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통신사, 가전회사 등과 업무 협약을 통해 인공지능, 보이스홈을 구축해 스마트폰으로 냉난방은 물론 각종 실내외 환경을 조절할 수 있다.
GS건설은 기존의 2D 도면에서 벗어나 3D 설계 기법인 BIM을 활용한 최적화된 통합 설계 시스템인 프리컨스트럭션 설계를 구축해 스마트 건설을 실현하고 있다.
■건설현장에 적용되는 스마트건설
스마트홈이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면 스마트건설은 건설사의 시공비용과 기술을 대폭 향상시켜주고 있다.
GS건설은 기존의 2D 도면에서 벗어나 3D 설계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활용한 최적화된 통합설계 시스템인 프리컨스트럭션(Pre-Construction·프리컨) 설계를 구축해 적용하고 있다. 프리컨 서비스는 선진국형 발주방식으로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가 프로젝트 기획·설계 단계에서 하나의 팀을 구성해 단계별 노하우를 공유하며 3D 설계도 기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공상의 불확실성과 설계변경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게 됐다. GS건설은 지난 2015년 인천의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축공사에 프리컨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적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은 715억원 규모의 대구은행 DGB혁신센터, 2281억원 규모의 시흥 은계 공공주택 건설공사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수주했다.
드론 기술을 건설현장에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대우건설은 올 1월 경북 경산지식산업단지 현장에 수직이착륙무인비행기(V-TOL)를 최초 적용해 측량과 3D 모델링, 지형도 제작을 수행했다. 기존에도 소형 부지에는 드론을 활용했지만 대형 부지에는 항공기를 사용했는데 V-TOL을 활용, 항공기를 대체한 것이다.
■스마트 미세먼지 '제로화' 시스템
최근 초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건설사들은 스마트 미세먼지 컨트롤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미세먼지로 인한 불안과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으로 실내공기질을 관리하는 스마트공기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각 가구에 통합센서를 설치해 실내외 미세먼지 정보,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을 작동한다.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에는 0.3㎛ 이상의 극초미세먼지를 99.95%까지 제거할 수 있는 H13등급 헤파필터가 적용된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 레인지후드와 연동돼 요리나 청소, 취침 시까지 공기 질에 따라 시스템을 자동으로 작동시켜 쾌적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또 각 동 출입구에는 에어커튼을 설치해 미세먼지와 외기 유입을 차단하는 등 실내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단지 내에 실내놀이터도 조성한다. 단지 내엔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해 내부의 미세먼지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미스트 분사 시설을 통해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가라앉히는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2017년 8월 단계별 미세먼지 차단기술인 '5ZCS'를 도입했다. 푸르지오 단지를 5개 존으로 구분하고 각 존별로 미세먼지의 오염도에 대한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단지 입구, 지하주차장, 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세대 내부 등 공간을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스마트홈과 스마트건설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IT 업계는 물론 전자제품 제조사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16년부터 SK텔레콤 AI 플랫폼 '누구', 2018년부터 KT '기가지니' 등과 플랫폼 제휴를 맺었다"며 "가전제품 회사로 삼성전자, LG전자, 쿠첸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하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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