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에서 막을 내린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서 각각 준우승과 공동 4위에 입상해 디오픈 출전권을 획득한 황인춘과 장동규(왼쪽)가 디오픈 플래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오픈대회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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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충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하고픈 대회가 있다.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대회 중의 메이저 대회 디오픈이다. 관록의 황인춘(45)이 투어 데뷔 17년만에 마침내 그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황인춘은 23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파71·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잡아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황인춘은 1타가 모자라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우승은 재즈 제인와타나논(태국)이 차지했다. 태국 선수가 이 대회서 우승한 것은 2000년 통차이 자이디 이후 19년, 외국인 선수 우승은 2011년 리키 파울러(미국) 이후 11년만이다. 이번 대회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는 디오픈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자와 준우승자가 디오픈 출전권이 있는 경우는 차순위자가 출전 기회를 갖는다.
전반 9홀을 마쳤을 때만 해도 대회는 제인와타나논의 우승으로 싱겁게 끝날 듯 했다. 2위권과의 타수차가 4타가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인와타나논이 11번홀(파4)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우승 향배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오리무중으로 빠졌다. 앞조에서 경기를 펼친 2위 황인춘과의 타수차가 1타차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황인춘으로서는 13번홀(파3)에서 1m 가량의 파퍼트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제인와타나논이 14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었기 때문이다. 제인와타나논은 승부처인 '실코스' 첫번째홀인 16번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두 번째 어프로치샷이 홀을 3m 가량 지나친 것. 하지만 파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이후 나머지 2개홀에서 파를 잡아 1타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황인춘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벗어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다.
아시안투어 최연소 나이(만14세 3개월)로 프로에 데뷔한 제인와타나논은 2016년 말에는 승려 생활을 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름에 재즈가 붙은 것은 재즈를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이다. 현재 세계랭킹은 62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투어 최연소(23세6개월7일) 4승을 기록한 제인와타나논은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섰다.
재미동포 김찬(29)이 단독 3위(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에 입상한 가운데 김민준(29)과 장동규(31)가 공동 4위(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에 입상했다. 김찬이 올 디오픈 출전권이 있어 세계랭킹 고순위에 따라 359위의 장동규가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장동규는 18번홀서 3m 가량의 파퍼트를 성공시켜 생애 두 번째로 꿈의 무대에 출전하게 됐다. 장동규는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미즈노오픈 우승자격으로 2014년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황인춘은 "우승은 못했으나 준우승으로 디오픈에 출전하게 돼 기쁘다. 나이가 많은 프로들이 나를 보고 꿈을 가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디오픈은 예선 통과가 목표다. 하지만 유럽이 처음이다. 시합도 시합이지만 분위기를 즐기고 놀다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장동규는 "2014년 대회에 출전했는데 그린, 바람, 코스 세팅 등 너무나 다른 골프였다"면서 "전에는 잘치고 싶은 욕심이 앞섰다. 그래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준비 잘해서 즐기다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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