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치즈·요거트 판매 증가
자연치즈 생산은 오히려 줄어
치즈 이미지
가공치즈와 요거트가 우유업체들의 '후리소매(厚利小賣·적게 팔고 큰 이익)' 품목으로 떠올랐다.
16일 유업계에 따르면 출산율 급감으로 흰우유와 분유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우유업계가 가공치즈와 요거트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 치즈 생산 현황 |
(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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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자연치즈 |
8582 |
7248 |
4233 |
3608 |
3507 |
가공치즈 |
15197 |
15940 |
24609 |
31606 |
33815 |
합 |
23779 |
23188 |
28842 |
35214 |
37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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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진흥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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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연 치즈 판매량이 줄고 생산이 쉬운 가공치즈 판매량이 급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한국 전체 치즈 생산량 가운데 자연치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엔 36.1%였지만 매년 규모가 줄어 2018년엔 9.4%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가공치즈는 2014년 1만5197t 생산에서 2018년 3만3815t으로 급증했다.
자연치즈는 원료유를 유산균으로 굳혀 제조한 것으로 미생물이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가공치즈는 자연치즈를 녹인 다음 살균상태에서 형태를 바꾼 것으로, 미생물을 모두 없애 발효숙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치즈에서 유래한 유고형분 성분이 18%만 넘기면 치즈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국에서 자연치즈 생산이 줄어든 건 가공치즈가 생산하기 용이하고 단가도 적게 들기 때문이다.
유럽 낙농강국에 비해 자연치즈 생산기술이 뒤떨어진 한국에서 설비투자를 해봐야 수입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소비자 사이에서 자연치즈와 가공치즈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지 않아 가공치즈로도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스트링·포션 등 간식으로 먹는 치즈와 캠핑 등 야영지에서 인기인 구워먹는 치즈 군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서울우유협동조합·매일유업 상하치즈·임실치즈농협·동원F&B 덴마크 등이 선두그룹으로, 많은 업체가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가공치즈와 함께 가공 요거트도 형태를 가리지 않고 전 부문에서 증가세가 뚜렷하다. 드링크(마시는)·호상(떠먹는) 요거트 판매가 늘었고, 레트로 바람을 타고 전통적인 액상(일반 요구르트)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소매점 판매 기준 요거트 매출은 2015년 8886억원에서 2016년 9277억원, 2017년 9697억원으로 매년 4% 이상 성장해 1조원대에 육박했다.
하지만 대부분 요거트들은 당분성분이 과다 함유된 가공식품이 대부분이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과다한 당분 섭취를 하게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편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소매점을 통한 우유 매출액이 2017년 2조493억원으로, 2016년 2조878억원보다 385억원 가량 감소하며 정체기에 진입했다.
사실상 우유 판매량이 역성장을 시작한 것으로, 출산률 급감에 따라 우유 주 소비층이었던 유소년 층이 줄어들며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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