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이 5년만에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 업무 및 지정 업체 수 확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종투사 지정업체는 기업 신용공여업무, 신규 자금조달 수단(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 허용, 신용공여 한도 확대(자기자본 100% → 200%)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는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7개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9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말 5조8000억원(5개사)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종투사의 전체 신용공여 총액은 자기자본 33조5000억원 대비 86.9%로, 한도(200%)에는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유일하게 메리츠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신용공여 금액 비중이 126.9%(기업신용공여 90% + 투자자신용공여 36%)로 100%를 초과했다. 이어 KB증권(90%), 한국투자증권(88.4%), NH투자증권(84.5%), 신한금융투자(82.9%), 삼성증권(78.4%), 미래애셋대우(75.7%) 순이었다.
항목별로는 투자자 신용공여 18조9000억원, 기업 신용공여 10조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300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탁매매 업무에서 발생하는 전통적 주식담보 대출 형태의 투자자 신용공여가 전체 신용공여 중 64.8%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며 "리테일 영업이 강한 일부 종투사의 경우 기업 신용공여 대비 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주는 투자자 신용공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공여 10조원 중 대기업 등에 대한 신용공여는 4조5646억원을,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는 5조4375억원을 차지했다.
또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4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종투사 기업 신용공여 10조원 중 47% 수준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2조1000억원, 그 외는 2조6000억원을 차지했다.
전체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은 3조8000억원으로, 37.5%를 기록했다.
부동산 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는 1조6000억원(16.3%)이고, PF가 아닌 부동산 신용공여(부동산개발법인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등)는 2조1000억원(21.2%)을 차지했다.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 종투사는 메리츠(1조 7704억원, 56.4%), 신한금융투자(4027억원, 39.3%), 한국투자증권(4867억원, 38.0%)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의 종투사 신용공여 양적 성장은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보이지만,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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