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고궁은 외국인 주요 방문지..."궁능 1500만 관람객 시대 열 것"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

고궁은 외국인 주요 방문지..."궁능 1500만 관람객 시대 열 것"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0일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경복궁 흥복전에서 발표했다 /사진=fnDB

고궁은 외국인 주요 방문지..."궁능 1500만 관람객 시대 열 것"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10일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경복궁 흥복전에서 발표했다 /사진=fnDB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10일 경복궁 흥복전에서 ‘궁능유적본부 중장기 발전방안’(2019~2023)을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궁·능 관련 부서들을 통·폐합해 궁능유적본부를 신설했다.

나명하 본부장은 “향후 1500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궁능을 만들기 위해 궁·능의 선진적 보존관리 실현, 고품격 가치 창출, 고객 감동 서비스 확충, 지속가능한 혁신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궁능은 2009년부터 실시한 다양한 궁궐 활용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현재 연간 1100만명이 찾고 있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실태조사에 따르면 명동·동대문 시장을 제외하면 고궁이 외국이 관광객 주요 방문지 1위다.

이 때문에 “5년 내 관람객 1500만 시대는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와 함께 “국빈행사 개최, 한류 콘텐츠(영화·드라마·케이팝(K-pop) 뮤직비디오 등) 제작 등에 장소 제공으로 궁·능의 국·내외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궁능은 그동안 복원사업이 훼손된 전각 위주로 진행되면서 전통조경 정비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했고, 또 왕릉 관람객수는 궁에 비해 2015년 253만명, 2018년 229만명으로 답보 상태다.

기본적으로 유적 훼손 및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재 및 안전관리 인프라 고도화가 요구된다.

■ “연간 1500만명 찾는 궁·능, 4대 전략·8대 핵심과제

궁능유적본부는 4대 전략·8대 핵심과제를 수립했다. 먼저 ‘궁·능의 선진적 보존관리 실현’을 위해 기존의 ‘전각 위주’ 복원사업을 건축과 조경, 복원과 활용이 어우러진 ‘통합 복원’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복원사업을 과학화하고, 복원 현장을 국민에게 공개해 복원현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구·유물 전시, AR/VR IT기술을 활용한 복원 후 모습 재현 등이 그 예다.

태릉사격장(태릉), 군사안보지원학교(서오릉) 등 능역 내 부적합한 시설물은 조속히 이전·철거하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또 궁·능의 전통조경 정비 기준을 마련하고, 조선 시대 정원(庭園) 관리 기구인 장원서(掌苑署)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한 ’궁·능 전통조경자원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화재 등의 재난으로부터 궁·능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정책도 병행한다. 통합 방재상황실을 신설하고, 전체 궁·능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2023년까지 고화질(41만→200만 화소)로 교체 완료하며, 사물인터넷(IoT) 기술 도입 등으로 위험요소를 조기에 감지해 신속한 대응능력을 확보한다.

■ 궁·능의 고품격 가치 창출

궁궐별 특색을 살린 대표 프로그램을 통해 궁궐별 대표 이미지를 구축한다. 궁궐 대표 프로그램인 ‘궁중문화축전’은 2020년부터 기존 개최지인 5대궁·종묘 외에도 사직단을 포함시킨다.

왕릉 프로그램은 능의 주인공과 연계한 스토리텔링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왕릉 내외부 숲길 조성 등 자연친화적 서비스와 휴식공간 제공 등으로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간다.

나명하 본부장은 “왕릉 숲길 조성과 휴식 공간 제공이 핵심”이라며 “숲길 중심으로 일정 구역 내 휴식공간을 마련해 간단한 음식 섭취를 허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궁·능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 범위는 계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올해에는 창덕궁 희정당과 덕수궁 즉조당, 2020년에는 경복궁 흥복전 등을 추가로 개방한다.

덕수궁·창경궁 상시 야간개방 등 관람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야간관람도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조선왕릉 40기 중에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효릉(인종과 인성왕후)과 온릉(중종비 단경왕후) 중 온릉은 올해 내로 정비해 개방할 예정이다.

아울러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통해 궁·능 관람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특히 어린이, 청소년 등 대상 교육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의 문화유산 향유권도 확대한다. 홀몸어르신, 다자녀가정,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외국인 관람객 편의 증진을 위해 안내해설 서비스의 언어권을 태국어, 말레이어, 러시아어 등으로 확대한다.

2022년까지 궁·능 내 무장애공간(Barrier Free)을 확대 조성하고, 현재 창경궁에서 제공 중인 교통카드 후불 결제서비스를 이용한 무인입장 시스템을, 올해 하반기에는 덕수궁, 내년부터는 다른 궁·능으로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 고객 참여를 통한 관람 서비스 개선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국내외 협력 강화

국민의 목소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일례로, 경복궁에서는 궁궐 내 관람로가 마사토로 포장되어 있어 먼지 회오리가 발생한다는 관람객 의견을 반영해 올해 안으로 관람로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궁·능 관람의 기본이 되는 안내해설 서비스의 품질도 높일 예정이다. 궁궐의 경우 전각 위주의 해설에서 벗어나 특정 주제·구역·관람객에 특화된 고품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왕릉은 숲 해설 프로그램 등을 확충한다.

궁·능 관련 사안 처리의 효율성·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문화재위원회 궁능분과를 신설한다. 그리고 ‘임신부 및 동행보호자 1인’의 무료입장 등을 포함한 관람규정 정비를 추진(2020년 개정안 시행)한다.

덕수궁-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석조전 음악회’ 운영과 같이 국내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궁·능 콘텐츠의 전문화·고품격화를 도모하고, 국립고궁박물관 등 문화재청 소속기관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해 조사·연구기능을 확충한다.

북한에 있는 2기의 조선왕릉 제릉(태조비 신의황후)과 후릉(정종과 정안왕후)의 세계유산 확장 등재 등 남북 협력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해외 유수의 왕실문화유산 연구·관리기관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상호 정보공유, 궁·능의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등 동반상승 효과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궁능유적본부의 중장기 발전방안 발표가 이루어진 경복궁 흥복전은 복원건물에 활용 기반시설 등을 구축한 최초의 전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흥복전은 일제에 의해 1917년 훼철되었으나 역사성 회복과 민족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15년 복원공사를 시작했고, 2018년 12월 복원을 완료한 뒤, 지난 6월까지 조경을 정비했다.

궁능유적본부는 복원을 마친 흥복전을 회의·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