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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부회장 ‘발로 뛰며’ 세일즈… 취임 뒤 수주액만 6兆

현대건설 초대형 수주 쾌거
해외건설시장 전년比 32% 축소 속 현대건설 뒷심 발휘하며 6兆 수주
하반기에도 대형수주 가능성 높아

정진행 부회장 ‘발로 뛰며’ 세일즈… 취임 뒤 수주액만 6兆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이원우 부사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과 현대건설 알코바지사장 김항열 상무(왼쪽에서 세 번째), 사우디 아람코 알사디 수석부사장(오른쪽 네번째)과 등 관계자들이 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다란 본청에서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현 대건설 제공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이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현대건설의 3조원짜리 대형 공사를 수주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현대건설은 올해 1·4분기 단 1건의 수주 실적도 올리지 못하면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풍부한 해외네트워크를 가진 현대건설 정진행 부회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취임 이후 6조원의 수주액을 기록해 1조 클럽 재가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10일 해외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해외에서 총 3건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사우디 마잔(Marjan)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과 패키지 12 계약을 총 27억3000만 달러(한화 3조1759억원)에 체결한데 이어 지난 5월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달러(약 2조9249억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총 6조769억원 가량에 달하는 수주액이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연달아 수주 승전보를 울리고 있지만 해외건설 시장이 녹록한 것만은 아니다.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 저유가 영향으로 공사 발주량이 줄어든 데다, 중국 등 경쟁국의 공세가 거셌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한국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175억3000만 달러)보다 32% 감소한 119억2900만 달러를 수주했다. 그나마 연초 부진했던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뒷심을 발휘하며 상위권으로 올라서면서 수주액이 늘었다.

반면 지난해 해외수주액 1위를 기록한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까지 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서 3340억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롯데건설도 3400여억원, 대우건설도 2330억원에 수준이다.

무엇보다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대형 수주가 다수 예고돼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알제리 복합화력(9448억원), 파나마 메트로(1조5948억원)을 비롯해 카타르 LNG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 부회장 역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사업장 등을 다니면서 해외 사업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도 매우 높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현대건설의 별도 기준 올해 수주목표는 13조9000억원 규모로 이중 해외 수주목표치는 7조700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단 2건만으로 수주목표의 약 80% 수준까지 도약했다.

이와 같은 현대건설의 활약은 해외 수주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우리나라 건설 업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카타르 병원(43억 달러), 파나마 매트로(20억 달러), 아랍에미리트 하일 및 가샤 가스전개발 프로젝트(40억 달러) 등 수주전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2014년 이후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