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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40년 대학병원 전문의 ‘동네 주치의’로 성심 치료

차봉연 차봉연엔도내과의원장

[fn이사람] 40년 대학병원 전문의 ‘동네 주치의’로 성심 치료
사진=박범준 기자
"대학병원에서 40년 넘게 환자를 진료했던 노하우를 동네 의원에 적용하겠다."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을 지낸 차봉연 차봉연엔도내과의원 원장(전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사진)은 10일 서울대입구역 근처인 서울 쑥고개로에 개원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동네 의원에서 대학병원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차 원장은 지난해 8월 가톨릭의과대학부속 서울성모병원에서 정년을 마쳤다. 이 대학과 병원에서 임상시험센터소장, 내분비내과 분과장, 내과 임상과장,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 내분비학과장, 내과학교실 주임교수 등을 맡아 활동했으며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당뇨병학연구재단 이사장, 혈관세포소연구회 회장, 신경병증연구회 회장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기도 했다.

차 원장은 내분비내과에서 당뇨병, 고혈압, 갑상선질환, 골다공증 등 주로 내분비 질환을 진료했다. 정년 후 집 근처에 차봉연엔도내과의원을 개원한 지 10개월가량 됐다. 그는 "당뇨병, 고혈압 등 내분비내과 질환은 개원가에서 흔하게 진료하는 질환"이라며 "약물요법과 함께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하므로 지역에서 환자와 가깝게 주치의 개념으로 진료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대학병원에서는 환자가 많아 진료 시 5분 진료에 불과한 짧은 시간만 환자에 투자할 수 있었다. 차 원장은 "개원을 하고 나니 환자 진료에 시간적인 제약이 없다. 더 자세하게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아졌다"며 "당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환자와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 치료효과도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던 환자들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그는 "제주도, 부산, 포항 등 거리가 먼 지역에서 환자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들이 그만큼 병원을 신뢰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진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에서도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은 동네 의원에서 진료하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의원급 병원을 대상으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환자의 질환·생활습관을 파악해 1년 단위의 관리계획(케어 플랜)을 짜준 뒤 문자·전화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혈압·혈당 등 수치를 점검하고 상담해준다.

또 환자가 생활습관을 개선하도록 교육도 제공한다. 의사가 환자와 일대일로 직접 30분 동안 진료실에서 만성질환관리 전반에 대한 교육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간호사나 영양사를 '케어 코디네이터'로 두고 교육을 할 수도 있다.


차 원장은 만성질환 시범사업에도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 만성질환 시범사업의 경우 시간을 정해 교육을 하는 것보다는 환자 개인에 맞춰 융통성있게 시간을 할애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환자가 얼마나 혈당과 혈압 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환자의 생활습관 교육은 의사가 직접 해주는 게 더 효과가 높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만성질환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동네 의원의 역할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