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37)와 국립현대무용단이 협연한 '쌍쌍'이 19~2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세계 초연된다. 23살에 무용단 '라 베로날'을 창단한 모라우는 무용·영화·음악·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안무가로 환상적 이미지 연출에 일가견이 있다.
모라우는 이번 협업과 관련, "다른 움직임 스타일을 발견하는 것은 놀랍고 흥미로운 일"이라며 "라 베로날 무용단의 움직임은 대체로 날카롭고 딱딱한데 아시아 무용수들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많이 사용했다"고 비교했다. 이번 무대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3인의 무용수가 오른다. 무한한 '쌍'들이 펼쳐내는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겨진 어두움을 포착할 예정. 우리나라 전통 요소들과 모라우의 예술세계가 충돌하며 익숙하면서도 낯선 쾌감도 선사한다.
작품에는 '갓'과 '부채'에서 착안한 소품이 등장한다. 모라우는 "부채는 스페인의 전통 요소이기도 하다"며 "한국 무용수가 부채를 사용하는 느낌이 무척 달랐는데, 같은 도구이지만 사용법이 다르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갓 또한 스페인에 비슷한 모양의 모자가 있다"며 "형태적 특징이 무용 작품에 활용하기 좋았다"고 부연했다. 제목 '쌍쌍'은 쉬우면서도 느낌이 강하고 작품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우리말을 찾다가 최종 선정했다.
모라우는 "쌍의 뜻 자체가 쌍둥이나 커플 즉 복제의 의미를 담고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는 라 베로날 무용단의 표현 양식이 집약된 '코바'도 선보인다. 모라우가 주요 단원으로 꼽는 로레나 노갈, 마리나 로드리게스가 출연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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