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태계 업그레이드
9년간 스타트업 90곳 초기투자 10곳은 인수·17곳은 매각 성과
삼성전자와 사업협력도 활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법인 삼성넥스트(Samsung Next)가 초기부터 인수후 육성까지 전 단계에 투자한다. 투자 효율화는 물론 후속투자를 통해 기업을 육성하려는 것이다.
윤홍열 삼성넥스트 투자파트장은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19'에서 "삼성넥스트는 혁신기업에 초기투자하고, 이후 인수합병(M&A)팀에서 인수할 수 있다. 일종의 원스톱 쇼핑"이라며 "투자 의사결정에 사업부 라인이 없는 만큼 삼성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영역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페이의 근간인 루프페이도 지난 2014년 삼성넥스트가 초기투자한 다음 2015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함께 2억5000만달러 규모로 인수합병한 사례다. 삼성넥스트는 시리즈B까지 초기투자 후 M&A팀을 통해 후속투자 및 인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루프페이가 보유하고 있던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기술을 확보했고, 2015년 8월부터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형철 삼성넥스트 인수파트장은 "삼성넥스트는 벤처, M&A, 파트너십, 프로덕트(육성) 등 4개 분야로 나눠 투자 및 인수후통합(PMI)을 돕고 있다"면서 "2012년 삼성전자 직속으로 출범한 후 90개 기업에 투자하고, 10개 기업을 인수합병했으며, 삼성전자 및 다른 곳에 매각해 17건을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기업과 삼성전자의 협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음파 결제솔루션을 개발한 모비두는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와의 협력을 통해 공기청정기의 사물인터넷(IoT)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의 부저를 통해 음파를 휴대폰으로 보내고, 이를 인식하는 구조다.
이윤희 모비두 대표는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IoT 연결에 대한 니즈(Needs)가 있었다"며 "삼성넥스트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글로벌 확장에 도움을 받았다. 일본, 인도네시아, 미국 진출 등이 대표적"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11월 인수한 플런티의 전 대표인 김강학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개발 프로는 "플런티는 국내 첫 챗볼 빌더로서 삼성전자에 피인수됐다. 언어를 이해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기술을 쓸 수 있는 채널이 됐다"고 설명했다.
윤홍열 파트장은 "1년에 살펴보는 3500개 스타트업 가운데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곳은 삼성전자와 2~3년 등 미래에 전략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본다"며 "투자 후 당장 협력이 없더라도 사업부와 협력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2~2013년에 투자한 회사도 포트폴리오로 보유하고 있다. 처음 투자한 후 투자방향이 맞다면 후속투자를 통해서 해당 기업에 대한 삼성넥스트의 믿음을 보여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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