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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극장앞독립군', "민족주의적 성향 작품 아냐"

음악극 '극장앞독립군', "민족주의적 성향 작품 아냐"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쇼케이스 /사진=fnDB

음악극 '극장앞독립군', "민족주의적 성향 작품 아냐"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쇼케이스 /사진=fnDB

음악극 '극장앞독립군', "민족주의적 성향 작품 아냐"
'극장 앞 독립군' 기자간담회 /사진=fnDB


“일본이 한국에 경제적 보복조치를 가한 상황이라,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작품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홍범도 장군의 삶에 주목한 음악극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예술단 통합창작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오는 9월 20~21일(토)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산하 7개 예술단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극이다.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은 2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통합 공연을 이같이 소개했다.

‘극장앞 독립군’은 1920년 일제강점기 봉오동,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로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 기념의 의미를 담았다.

작품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 수위로 말년을 보내게 된 홍범도가 한 청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극단 단원들이 폐관 조치된 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날으는 홍장군’을 무대에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시공을 오가는 그의 일대기가 직조된다.

김광보 총연출은 “홍범도 장군은 1940년에 카자흐스탄에 넘어가 돌아가신 1943년까지 고려극장 수위로 생활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쓸쓸하고 외로웠던 그의 인간적 삶에 주목하고 음악극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항일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말년은 비루하고 쓸쓸했다. 가족 관계도 비참했다. 왜 그랬을까? 원인을 알고 싶었다. 이 작품의 목표는 영웅적 일대기를 펼치는 것에 있지 않다. 인간적인 측면이 더 극적이다.”

독립투사 중 특별히 홍범도 장군에 주목한 이유는 무얼까? 고연옥 작가가 답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이 독립 운동하던 시절을 제하고 평생 일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성공의 순간보다 실패의 순간 이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초라하고 비루하고, 실패한 모습이지만, 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존재하듯, 우리의 수많은 실패도 미래를 위한 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또 “말년의 홍범도 장군이 수위로서 극장을 지키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극장이란 어떤 곳일지 생각했다.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극장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극장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고연옥 작가는 “가장 위태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에게 극장이 하나의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시대 극장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광장 같고, 고향 같은. 홍범도 장군처럼 비록 슬픈 삶이더라도 의미부여를 할 수 있듯, 뭔가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소중한 공간이 극장이길 바란다. 공연을 하는 예술가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에게 열린 공간, 이곳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산하 7개 예술단이 모두 뭉친 이유는 뭘까?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산하 예술단을 보유한 제작극장의 정체성을 살펴 대표 레퍼토리 작품을 개발하고자, 세종문화회관 역사상 최초로 예술단 통합 브랜딩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준비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김성규 사장은 “각 예술단별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일정도 잘 조정이 안 되고, 극장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모두 단합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아주 기분이 좋다. 올해는 극장 일정이 나오지 않아 이틀만 공연하지만, 내년에는 미리 스케줄을 잡아 더 길게 공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는 무려 300여명의 예술단원이 무대에 오른다. 김광보 총연출은 “첫 통합공연이라서 300명 모두가 다 무대에 올라가야한다고 제가 계속 고집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5월 ‘작곡가 세종’을 연출하면서 우리 기술진과 단원들이 프로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때 단별로 연습하고, 조합하는 것이 가능함을 깨닫고,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
어제 리허설을 했다. 7개 단체가 통합공연을 하는 게 얼마나 무모한가 싶었는데, 축제의 현장이었다. 7개 단체가 하나의 단체로 거듭났다"며 공연의 성공적 개최를 확신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