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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김병훈 효성중공업 차단기선행개발팀 부장 "아크를 에너지로.. 친환경 차단기 만들었죠"

김병훈 부장
고객사 요구에 새롭게 탄생한 ‘복합 소호 스프링조작 방식’
가스유출·기계결함 문제 해결

[fn 이사람] 김병훈 효성중공업 차단기선행개발팀 부장 "아크를 에너지로.. 친환경 차단기 만들었죠"

전력이 살아 있는 선로를 차단하면 차단기 극간에서 매우 높은 온도의 불꽃(아크)이 발생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소멸시키고, 극간의 높은 열가스를 배출해 높은 전압에서도 절연을 유지하는 것이 차단기 기술력의 핵심이다.

효성중공업 차단기선행개발팀은 지난해 12월 420㎸의 초고압 가스절연개폐장치(GIS)에 기존방식을 완전히 깬 차단기를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차단기선행개발팀 김병훈 부장(사진)은 "그동안 효성은 기계적인 압축으로 압력을 형성해 아크를 소멸하는 단순 퍼퍼식(puffer-type) 차단기를 생산해왔다"며 "(우리가 개발한) 복합 소호 스프링조작 방식은 차단 시 발생하는 아크를 에너지로 활용하는 원리"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 방식은 압축 챔버와 열 챔버가 모두 있는 구조로, 차단 시 발생하는 아크에 의한 고온의 열에너지를 열 챔버로 유입시켜 압력을 형성하기 때문에 기존방식에 비해 아주 적은 에너지로도 조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효성이 새로운 방식의 차단기개발에 나선 건 고객의 요구 때문이었다. 김 부장은 "고객사들이 콤팩트하면서도 품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제품을 원했다"며 "개발 착수 당시 주력 수출기종이었던 420㎸ 63㎄ GIS는 크기도 크고 원가 경쟁력이 좋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효성의 GIS에는 유압조작 방식의 퍼퍼식 차단기를 적용했다.

유압조작 방식 차단기는 고압으로 큰 조작 에너지를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높은 압력을 항상 유지해야 하고 차단기 크기가 커 변전소나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넓은 공간과 많은 건설비가 필요하다.

반면 효성이 개발한 복합 소호 스프링조작 방식은 누기·누유 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동작 하중도 작아 기계적 리스크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복합 소호 스프링방식 차단기개발 초기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유럽과 일본의 차단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고, 국내외 연구소와 한국전기연구원과 공동으로 차단 성능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420㎸ 63㎄ 복합 소호 스프링 차단기개발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해 수주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객사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변전소를 건설할 때 이전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유지 보수가 수월해졌다"고 자부했다.
이어 "향후 80㎄ 등 신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차단기선행개발팀은 복합 소호 스프링조작 방식 차단기개발로 지난해 '자랑스러운 효성인상'을 수상했다. 김 부장은 "아직 갈길이 멀다"며 "최근 친환경 GI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다음 프로젝트는 복합 소호 차단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차단부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