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완성차-배터리社 ‘짝짓기’ 활발… 전기차 시대 선점 경쟁

2~3년내 전기차 10배로 성장
LG화학, 中지리차와 합작법인
SK이노, 폭스바겐과 협력 타진
中 CATL, 도요타와 폭넓은 협업
원통·파우치·각형 표준경쟁 치열

앞으로 몇 년 후 전기차 생산이 내연차를 앞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성차업체 간,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는 유럽과 일본, 중국 완성체 업체들과 배터리 업체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짝짓기에 들어갔다.

전기차 배터리 선두그룹인 국내기업들도 LG화학을 선두로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과 배터리 표준 선점을 노린 전략적 선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업체들은 기존 상하 수직적 하청시스템을 벗어나 동등한 위치에서 합작사들을 세우고 있다.

올해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면서 향후 2~3년 내에 전기차 생산이 지금보다 10배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부터 합작사를 만들어 배터리 공장을 세워야 곧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LG화학이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올해 말 착공,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특히 LG화학은 지리자동차 외에 중국 로컬 완성차업계와 합작법인 등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폭스바겐과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진행 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폭스바겐과의 협력모델은 원론적 수준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계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중국의 CATL과 파나소닉은 적극적으로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있다. 세계 1위인 CATL은 최근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중국 판매 전기자동차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고 양사가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향상과 규격 공통화, 리사이클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또 베이징자동차 등 중국 6대 완성차 업체와 각각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의 대표적 배터리 업체인 파나소닉 역시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설립했으며 도요타자동차도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노스볼트라는 신생 배터리 업체가 선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폭스바겐과 합작법인을 만들고 2024년까지 24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노스볼트는 BMW와 미니, 스카니아 등 유럽 완성체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아시아에 치우친 배터리산업을 견제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의 합종연횡은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표준 선점 이슈도 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는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 등으로 나뉘고 업체마다 규격 등이 다르다. 전기차의 대명사인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원통형을 쓰고 있지만 그 외에는 파우치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합작해 자사 배터리가 많이 팔릴수록 표준 선점에 유리한 효과도 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