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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다발 통상압박… 코스닥 패닉 [일본 경제보복]

잇따른 외풍에 증시 파란불
코스닥 '투매' 4% 하락 연중최저
코스피, 외국인 매도 2030 후퇴

동시다발 통상압박… 코스닥 패닉 [일본 경제보복]
블랙 먼데이/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29일 증시가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의 충격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8% 하락한 2029.48에, 코스닥지수는 4.00% 떨어진 618.7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쏟아지는 대외악재에 펀더멘털 부재가 겹치면서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지수는 2030선 아래로, 코스닥지수는 620선 밑으로 떨어져 '블랙증시'를 기록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시아 증시 중에서는 홍콩항셍지수가 1%대 중반의 하락률을 나타냈을 뿐 일본 닛케이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은 0.2% 안팎의 소폭 하락에 그쳐 한국 증시의 내림세가 더욱 도드라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78% 하락한 2029.4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 하락하면서 지난 5월 29일(2023.32) 이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코스닥은 4.00%나 하락하며 618.7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62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30일(617.00)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하락 폭은 지난해 10월 29일(-5.03%) 이후 최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혜택 박탈을 시사하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에 국한된 조치지만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까지 미·중 무역합의를 미룰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스몰딜' 발언은 협상 장기화 우려로 이어졌다.

또 △지난 주말 홍콩시위 격화로 인한 국제정세 불안 △이달 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반도체 스폿가격 하락 반전 등이 하락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기업에 대한 무너진 신뢰, IT부품주 부진으로 하락세가 코스피보다 훨씬 가팔랐다. 코스닥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액 비율도 사상 최고 수준(2.43%)으로 나타나 주가 하락이 추가적 매물출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심을 낳았다.

주당순이익(EPS) 하향 조정이 지속돼 코스피시장에서 저가매수세 유입은 1900선 안팎에서나 가능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10월 저점 수준으로 추정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20일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발효되기까지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이라며 "8월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내 2차 중국 편입비중 확대가 예정돼 있어 수급 부담도 상존한다. 아직은 경계적 관점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