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LG전자 제공
【 에비앙르뱅(프랑스)=정대균 기자】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은 고진영(24·하이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장에 내린 폭우로 경기는 2시간 지연돼 출발했다. 페어웨이가 질퍽해 경기위원회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키로 했다. 페어웨이에 있는 볼은 집어서 닦은 뒤 플레이스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 보다도 티샷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했다. 고진영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티샷과 아이언샷이 딱 한 차례씩만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쳤을 정도로 샷감이 발군이었다. 갤러리 사이에서 '저 샷으로 볼이 똑 바로 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진영의 샷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렇다. 고진영의 우승은 고진영 본인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김효주가 14번홀(파3)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객쩍은 생각을 해본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김효주은 이 홀에서 티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턱 바로 밑에 떨어지는 불운을 맛봤다. 일명 에그 후라이 상황에서 간신히 두 번째샷을 날렸지만 벙커턱에 떨어진 뒤 다시 굴러 내려 자신이 만든 발자국 안에 볼이 멈춰섰다.
세 번째샷만에 볼을 벙커 밖으로 꺼냈지만 이번에는 짧아 프린지였다. 퍼터로 친 네 번째샷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1m 지점서 멈췄다. 하지만 그 마저 원퍼트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그리고 2위였던 고진영에 2타차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 상황에서 김효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언플레이어블 선언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골프규칙 28조 언플레이어블은볼이 워터 해저드 안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플레이어는 코스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볼을 언플레이어블로 간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김효주는 "언플레이어블 선언도 생각했다.
하지만 50대50이라고 생각하고 피칭웨지를 잡고 볼이 놓여 있는 상태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두번째샷이 벙커 턱에 맞고 굴러 내가 만든 발자국으로 들어 올 수 있을 것도 예상했다"며 "그런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택한 선택이었는데 운이 나쁘게도 안좋은 상황으로만 이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래저래 14번홀 대참사로 김효주의 통산 3승째를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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