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매출 올랐지만 영업익 적어
LG, 매출 적고 영업손실폭 커져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수요가 저조했다." (삼성전자 IM부문)
"중남미 보급형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LG전자 MC사업부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문은 7월 30일과 31일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나란히 같은 고민을 내놨다. 실적이 그대로 이 고민을 설명해준다. 삼성전자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더 적게 냈다. LG전자는 같은 기간 매출도 적고 영업손실 폭도 커졌다. 업계에선 국내업체들이 중가폰 수요증가, 길어진 교체주기, 제조원가 상승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릿고개 길어지고 마케팅비용 늘고
삼성전자 IM부문(인터넷&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상무는 7월 31일 2·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갤럭시 A50과 A70이 높은 판매세를 보였고,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했다"면서 "갤럭시 S10의 신모델 효과가 감소하고 프리미엄 세그먼트 수요는 다소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S9과 갤럭시 노트9 등을 포함한 전체 고가 모델은 전분기에 비해 더 적게 팔렸다. 판매량이 늘었으니 그만큼 중저가폰은 더 많이 팔린 셈이 된다.
중저가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제조업체들과 가격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마진을 조금 더 올리려면 점유율이 위태롭다. 인도 시장은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였지만 최근 2년간은 매 분기 샤오미와 선두를 다투는 처지다.
삼성전자 측은 "중저가 시장도 경쟁이 심해져 대응하고 있다"면서 "구모델 재고조정을 위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최근 듀얼 디스플레이 폰인 'V50'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출고가 20만원이 넘는 듀얼스크린을 무상지급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상당히 늘었다. LG전자는 듀얼스크린 무상공급 혜택을 1개월 연장키로 하면서 일단 점유율을 높이고 보자는 강수를 띄웠다.
LG전자는 2·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과거와 달리 한 분기에 V50과 G8 등 2가지 모델이 나오면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가폰 원가까지 상승
고가폰보다 중가폰이 많이 팔리는 이유가 있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진 데다 중가폰 성능도 고가폰에 가깝게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는 40만~50만원대 스마트폰은 카메라가 3개 달리고, 모바일 신용카드 기능도 들어가 있다. 저장용량과 디스플레이 품질 등을 제외하면 고가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카메라를 늘리면서 제조업체 입장에선 원가가 늘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PC, 태블릿, 휴대폰을 포함한 전체 기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3% 감소한 22억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도 전년 대비 3.8% 줄어 기기들 중에서 가장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체들은 원가나 마케팅 비용, 인건비를 줄이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유통 실험을 하고 있다. 값싸고 성능 좋은 중저가폰을 온라인망에서 판매하자는 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갤럭시 M' 시리즈를 내놨고, 이를 인도 온라인망에서 판매해 초기물량을 모두 완판시켰다. 최근엔 국내 온라인몰 '무신사'를 통해 갤럭시 M 시리즈를 팔고 있다.
판매 속도를 높이고 유통비용도 아끼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이미 국내 스마트폰 제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인력 재배치작업을 단행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생산지를 경기 평택에서 베트남으로 이전 중이지만 이전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다소 발생했다"면서 "하반기 실적에는 생산라인 재편에 대한 효과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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