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경제전쟁에 바이오 쇼크… 3년만에 사이드카 울린 코스닥 [亞 '블랙 먼데이']

임상중단 신라젠 이틀째 하한가
코오롱티슈진·한미약품 등 연이은 악재에 투자심리 악화

경제전쟁에 바이오 쇼크… 3년만에 사이드카 울린 코스닥 [亞 '블랙 먼데이']
코스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미·중 무역갈등, 바이오부문 신뢰 하락 등 잇따른 악재에 2년8개월여 만에 600 선이 붕괴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46% 내린 569.7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지수가 600을 하회한 것은 2016년 12월 9일(594.35) 이후 처음이다. 장중 600선 아래의 최저가는 지난 2017년 3월 10일 기록한 596.85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6% 이상 급락하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매매의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매매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닥에서 지수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16년 6월 24일 이후 3년1개월여 만이다.

코스피지수도 2.56% 내린 1946.98에 마감했다. 지난 2016년 6월 28일(1936.22) 이래로 가장 낮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환율 또한 변동성이 커지자 시장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투심 악화 가속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붕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의 투자심리 악화를 꼽고 있다. 실제 신라젠은 지난 2일 '펙사벡(JX-594)'의 임상3상 시험 중단을 권고받았다고 밝힌 후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했다. '인보사' 허가 취소, 한미약품 1조원대 기술수출 해지 등 연이은 악재로 업종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하락세가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영향이 실제로 기업들의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코스닥시장에서는 임상중단 소식의 여파가 이어지며 제약·바이오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됐다"고 풀이했다.

헬릭스미스, 메지온 등이 임상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앞선 악재들과 별개로 임상 발표가 끝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주장과 코스닥의 중심 축을 형성했던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전히 냉각됐다는 주장이 대치하고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토막 이상의 폭락에도 코스닥 바이오주는 밸류에이션이나 실적을 논할 만한 근거가 미흡하다"면서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와 같은 완충목이 없다는 한계점으로 인해 특정 섹터인 바이오주 급락이 전체 시장을 끌어내리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한·일 무역갈등에는 일본의 추가 규제, 신용등급 영향, 실제 생산차질 발생 우려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역시 중국의 대응에 따라 리스크가 증대될 우려가 존재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한국 증시의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연일 크고 작은 이슈가 발생하고, 제약·바이오 지수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혼돈의 시기"라며 "결과가 좋든 나쁘든 임상3상 결과가 나오면 불확실성은 모두 해소되고 이후 실적모멘텀과 R&D(연구개발) 성과 등을 기대해 볼 수 있어 9월 말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시 부진 장기화 우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외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는 만큼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조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강경한 태도가 오는 10월 일왕 즉위식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돼 화해 무드로 진입한다 해도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증시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4·4분기까지 불안정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어 국내 증시만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