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해인과 김고은이 가을 극장가에 한 편의 멜로드라마로 촉촉한 감성을 전한다.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작품 속 두 남녀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유열의 음악앨범’은 지난 1994년 10월 1일을 시작으로 2007년 4월 15일까지 KBS Cool FM(수도권 89.1MHz)에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13년간 청취자들과 매일 아침을 함께 했다.작품의 주인공인 미수와 현우에게도 ‘유열의 음악앨범’이 시작하던 날 우연히 첫 만남을 가졌다. 기적이라고 해도 좋을 나날들이 이어짐도 잠시,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이별을 하게 된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서로에 대한 마음과 추억을 쌓아간다. 이는 마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다이얼을 돌리는 것과 같이 매우 신중하고 어려운 일이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엇갈리는 인연의 그 여자 미수와 다가가도 다가갈 수 없었던 엇갈리는 인연의 그 남자 현우의 모습이 마치 그러하다.영화는 긴 시간 동안 미수와 현우의 모습들을 마치 앨범 속 사진을 꺼내보는 듯한 느낌으로 풀어낸다.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풍경들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그 시절, 그 순간의 감정들을 다시금 끄집어낸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냈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네 개의 기점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게 된 남녀의 모습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갑작스럽게 헤어졌지만 연락할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던 1994년, 아날로그에 가까운 인터넷 태동기와 초창기 시절의 1997년과 2001년을 거쳐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인 2005년 일상남녀의 모습은 그 시절을 겪어 온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또한 ‘유열의 음악앨범’은 눈과 귀가 모두 호강하는 작품이다. “잘생겼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정해인의 미소 담긴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미수가 아닌 그 어떤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122분의 러닝타임 동안 1990년대부터 2000년대의 다채로운 음악들이 펼쳐지며, 마치 라디오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아울러 미수와 현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연인이나 혹은 새롭게 만나게 될 연인을 향한 사랑의 감정이 조금 더 커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보편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했던 그 시절 사랑의 감성을 다시 끄집어내주는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28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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