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본사를 둔 독립계(부티크) 투자은행 BDA파트너스의 창업자 찰스 메이너드 회장은 “세컨더리(Secondary·사모펀드 간 거래)로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인수·합병(M&A) 딜(거래)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7회 서울국제A&D(대체투자 및 파생상품)컨퍼런스’에서 “해외 바이어(원매자)들이 국내 바이어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으로 국내 자산에 투자해 크로스보더 M&A가 유리하다”며 한 말이다.
메이너드 회장은 “크로스보더 M&A는 한국 내 바이어만 찾는 것보다 더 많은 M&A 거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바이어는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자국에 치중된 고객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 M&A 시장은 지난 10년간 2.5배나 성장했다. 하지만 규모로는 국내 비율이 굉장히 높다. 크로스보더 딜 비중은 유럽 51%, 일본 53%에 달하지만, 과거 5년 간 한국은 30%도 안되는 상황이다.
그는 한국에서 크로스보더 M&A 전략 관련 플랫폼이 되는 것과 플랫폼에 매각하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홍콩, 대만 등 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플랫폼 전략이다. 또 플랫폼을 갖춘 기업에 한국 기업을 매력적으로 포장해 매각하는 전략이다.
그는 “한국 내에서 확장할지, 세계적으로 확대할 지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시각이 있는 경영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사모펀드(PEF) 그룹과 경영진 간 합의를 통해 엑시트(회수) 계획까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로스보더 M&A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세컨더리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세컨더리 딜은 매각을 전제로 한 자산인 만큼, 인수대상 물색 및 설득 등 매각인수 초기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다.
인수 성공 후 높아진 시장 이해도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덩치를 키우거나, 인수 검토 과정에서 타 자산을 발굴할 수도 있다.
그는 “크로스보더 M&A는 해외 자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해외에서는 인수 직후부터 PEF간 활발한 포트폴리오 마케팅이 활성화돼 있다. 포트폴리오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이를 인수자산 발굴 및 매각의 주요 창구로 활용하는 추세가 일반적”이라며 “어떤 시장이 어떤 관심이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발품을 팔아 바이어들을 만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같은 대응에 따라 그는 한국 PEF 업계가 마켓 리더와 팔로워로 재편될 것으로 봤다. 현재로서는 한국 M&A 시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노력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메이너드 회장은 “크로스보더와 세컨더리 딜을 투자 사이클의 전 과정에서 활용해 선진국형 PE 시장이 가진 한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며 “해외 전용펀드 또는 세컨더리 펀드 설립 등 선제적 전문화, 해외 PEF가 보유한 자산 인수 기회 또는 한국 PEF의 해외 매각 기회 적극 모색, 국내-해외 PEF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경아 차장(팀장) 이정은 김미정 김현정 강구귀 윤지영 최두선 최종근 김정호 배지원 기자 강현수 이용안 김서원 윤은별 김대현 박광환 전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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