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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상업극과는 비슷한 듯 다른 공연이에요" 연극 '게스트하우스'

대학로서 초연되는 힐링연극 '게스트하우스'
[캐릭터인터뷰⑤] 게스트하우스 주인 창우役, 배우 이창우
"극중 창우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
"이번 연극, 관객들 힐링 할 수 있는 살아 숨 쉬는 공연 만들게요"

"대학로 상업극과는 비슷한 듯 다른 공연이에요" 연극 '게스트하우스'
연극 '게스트하우스'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 역할을 맡은 배우 이창우

누나들을 많이 둔 막둥이 남동생들은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 기 센 누나들에게 사랑 받으면서도 그녀들을 조율하며,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빛낸다.

연극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인을 맡고 있는 창우를 보면 누나 많은 막둥이 남동생이 떠오른다. 개성 강한 4명의 여성 캐릭터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역할이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다 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기 보다는,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을 더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다. 극중 사회자랄까.

그러나, 연습 현장에서 배우 이창우( 사진)가 연기하는 창우 캐릭터를 보면 다른 어떤 캐릭터 보다 빛이 난다. 여자 캐릭터에게 치이는 듯 보이다가도, 어느덧 큰 오빠처럼 그녀들을 조율하고 리드한다. 그 와중에 재간을 부리며 자신의 매력도 뽐낸다.

연극 게스트하우스를 쓴 진민범 연출은 "극중 인물을 자신의 주변인물을 대입했다"며 "창우 역할은 배우 이창우를 생각하며 만든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창우처럼만 연기하면 창우가 되는 것이다. 그만큼 연출이 가장 믿는 배우다.

이창우는 "진민범 연출이랑은 전작인 에이에스(AS) 센터부터 함께 했어요. 둘 다 코미디 장르를 좋아하는데다, 연출과 배우로서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연기할 수 있고, 하나를 물어보면 둘을 알려주는 시너지가 나올 수 있는 사이에요"라고 말했다.

"호흡으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연기와 공연을 좋아해요.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개그맨처럼 웃기는 연기를 좋아하진 않아요. 이번 공연에서도 관객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배우들과의 호흡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코믹극이다. 그러나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땐 '이걸로 웃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들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은 대본을 받고 '이게 과연 코미디로 승부를 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어요. 다른 작품과는 달랐거든요. 큰 사건이 없고, 각 캐릭터들이 갈등을 빚으면서 상황이 일어나는 거라서 잘못하면 정말 지루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죠. 그런데 연습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들어가고, 각자 색깔이 묻어나오면서 잘 만들어져 가는 것 같아요."
이어 이창우는 "대학로에서 하는 상업적인 연극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결이 달라요. 요즘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거라, 캐릭터가 갖는 메시지를 관객들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봐요"라고 강조했다.

"대학로 상업극과는 비슷한 듯 다른 공연이에요" 연극 '게스트하우스'
연극 '게스트하우스'에서 게스트하우스 주인 역할을 맡은 배우 이창우

극중 창우는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대기업을 다니다가, 자신의 행복을 좇아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그곳에서 손님들과 소통하며, 손님들의 행복함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

자신의 이름과 같은 ​​배역이다. 자신을 생각하며 만든 배역이기도 하다. 이창우는 창우를 어떻게 볼까.

이창우는 "일상적인 삶에 지쳐 도피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남들 시선 생각을 안 하고 행복을 위해 제주도에 내려온 사람이에요. 다른 사람의 행복함을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저와 달리, 게스트하우스 주인 창우는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기도 한 것 같습니다"라고 털어놓는다.

'친구라면 어떨 것 같나?'라는 질문에 그는 "존중은 해주겠지만, 저랑은 조금 안 맞을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지금의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하니까요"라고 대답하며 웃었다.

틈날 때면 한국의집에서 '심청'이라는 공연에 출연하고 결혼식 전문사회자로 아르바이트도 하지만, 연극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창우는 이번 '게스트하우스' 공연을 하나의 전기로 만들고 싶어 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더 나은 30대 배우 이창우가 되고 싶어요. 제 장단점을 잘 파악해서 관객들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서른 살의 이창우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공연을 계기로, 꿈을 꾸던 영화에도 진출하고 싶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다른 공연 보다 연극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연극 게스트하우스도 살아 숨 쉬는 공연으로 만들어서, 보러 와주신 관객들이 힐링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