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활용 승객들 늘면서
10분내 탑승 가능한 셀프체크인
올 7월까지 이용률 55%로 늘어
공항 셀프백드롭 서비스도 확대
비행기에 탑승하려면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해야 했던 승객들의 번거로움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셀프체크인, 셀프백드롭(자동수하물위탁 서비스)등 '스마트 시스템' 활용을 확대하면서부터다. 셀프 체크인이란 공항의 수속 카운터가 아닌 승객의 스마트폰이나 공항 키오스크를 이용해 수속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더해 수하물을 셀프로 부치는 셀프백드롭까지 합쳐지면서 항공업계의 '4차 산업혁명'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셀프체크인 "10분이면 탑승"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항 내 국내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의 풍경이 크게 바뀌었다. 국내 양대 풀서비스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일부터 국내 공항에 두고 있는 일반석 카운터를 모두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전환해 운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를 이용하는 이코노미석 승객들은 사전에 모바일 체크인이나 공항에 비치된 키오스크 등을 이용해 직접 체크인하고 짐도 부쳐야 한다.
두 항공사가 셀프체크인 카운터 전면 도입에 나선 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매한 뒤 셀프백드롭를 이용하는 승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셀프 체크인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한항공의 사례를 보면 여름 성수기가 시작된 지난 7월 19일부터 8월 8일까지 대한항공 국제선을 셀프 체크인으로 수속한 비율은 62%에 달해 세 명 중 두 명이 셀프 체크인을 이용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 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한국을 출발하는 국제선 탑승객 기준 2016년 37.5%였던 셀프 체크인 이용률은 2017년 46.1%, 2018년 50.4%에 이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이용률은 무려 55.1%를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셀프 체크인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6년 9.2%에 머물렀던 이용률은 2018년 14.6%에 이어, 올해 1~7월까지 19.4%의 이용률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셀프체크인 이용객이 훨씬 많다. 실제 올해 1~8월 제주항공 국내선 탑승객 323만명 중 76.6%인 247만명이 셀프체크인으로 탑승수속을 마쳤다. 전년 동기의 2.4배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셀프체크인은 각 서비스에 별도 요금을 받는 LCC에겐 경영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며 "실제 해외 유명 LCC인 에어아시아, 이지젯, 라이언에어 등은 셀프체크인을 이용치 않고 체크인카운터에서 수속을 하는 고객에게 별도의 '탑승권 발급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셀프체크인·백드롭 준비완료
승객들이 너도나도 셀프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엔 이유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사 승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셀프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했을 때 실제 탑승 수속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위탁 수하물이 있는 승객이 사전에 온라인 체크인을 이용하면 항공기 탑승까지 약 20분이 소요되며, 공항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면 탑승까지 약 2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위탁수하물이 없다면 보안검색에서 항공기 탑승까지 소요시간이 약 10분까지 줄어든다.
스마트서비스 확대 추세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공항도 마찬가지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11년 국토교통부와 총 40억원을 들여 기존 외산 공용체크인시스템을 대신할 공용체크인시스템 체크인서비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5년 1월 항공사 운영위원회(AOC-I)와 해당 서비스 사용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인천공항의 셀크체크인 키오스크는 195대(T1 129대, T2 66대)로 이용률은 31.4%(7월 기준)다. '셀프백드롭' 서비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 8월 제1여객터미널 3층 C 카운터에 셀프백드롭 키오스크 28대를 신규 배치했다. 현재 셀프백드롭 키오스크는 모두 76대(T1 41대, T2 34대)로 이용률은 5.3%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 4월 김포·김해·제주국제공항 등 전국 8개 주요공항에 설치된 205대 셀프체크인 키오스크 국산화를 국내 중소기업과 협업해 전면 완료했다.
기존 외산장비에 비해 도입비용, 유지보수비용 등이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협업한 국내 중소기업은 지적재산권까지 확보할 수 있어 향후 해외 공항진출 등에도 한 층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셀프체크인, 셀프백드롭 뿐 아니라 출발 하루 전 자동으로 탑승권을 받을 수 있는 '오토체크인', 핸드폰으로 여권을 스캔해 정확하고 간편하게 여권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여권스캐너' 등의 기술은 이미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넘어서는 기술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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