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삼성 감독. 사진=뉴스1
한용덕 한화 감독. 사진=뉴스1
삼성과 한화는 24일 현재 8위와 9위다. 이 두 팀은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감독 대행 체제를 선택하지 않았다. 김한수 감독(삼성)과 한용덕 감독(한화)이 굳건하게 항해의 키를 쥐어 왔다. 7위 KIA(박흥식)와 10위 롯데(공필성)가 일찌감치 대행 체제를 택한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과 한화는 내년 시즌에도 김한수, 한용덕 체제를 이어 갈까? 김한수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 만료다. 한용덕 감독은 아직 일 년 더 남았다. 올 해 계약이 끝나는 감독에는 김태형 두산 감독과 장정석 키움 감독도 있다. 이 두 팀은 가을 야구에 초대 받은 상태.
김한수 감독과 한용덕 감독의 유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점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시즌 종반 선수기용 방식과 마무리 훈련 분위기다.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감독의 재량이 많이 축소된 메이저리그서도 이 부문만큼은 감독에게 절대 권한이 주어져 있다. 이에 관해 한화와 삼성은 최근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탈락 이후에도 여전히 베테랑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젊은 선수 위주다. 이유는 각각이고 나름 설득력도 있다. 여기서의 초점은 감독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하고 있느냐는 것. 이 대목에서 구단의 감독에 대한 신뢰도가 은근 드러난다.
한화는 김태균(37) 정근우(37) 이성열(35) 송광민(36) 등 베테랑 선수들을 여전히 선발로 내보내고 있다. 반면 삼성 라인업에는 이성규(26) 박계범(23) 김성훈(26) 김도환(19) 등 젊은 선수들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다. 강민호(34)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김도환이 삼성의 세대교체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내년에 쓸 선수를 계속 지켜보고 싶다”며 베테랑 선수기용 이유를 밝힌다. 김한수 삼성 감독의 인터뷰에는 “신인들이 곧잘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뿐이다. 감독 자신의 견해나 의지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한용덕 감독의 경우 구단이 여전히 신뢰를 보내고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한수 감독의 경우 레임덕 현상이 뚜렷이 감지된다. 이미 구단의 이런 저런 참견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화와 삼성은 모두 국내에서 마무리 훈련을 실시한다. 마무리 훈련에 관해 한용덕 감독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화는 주전 선수들을 대거 참석시킨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11월 마무리 훈련에는 시즌 중 피로가 쌓인 주전들을 배제시킨다. 시즌 종반 주전 기용과 함께 한용덕 감독의 2020시즌에 대한 강한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삼성은 4년 째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삼성 최악의 흑역사인 1990년 대 중반도 3년 연속에 그쳤다.
1990년대 삼성을 취재했던 기자는 아직도 당시 분위기를 기억한다. 그룹 콘트롤 타워인 비서실이 직접 나서 원인 분석, 감사, 대책 마련 순으로 분주했다. 4년 연속 실패를 경험한 삼성이 그냥 넘어갈 리 없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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