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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기 전망 17개월 연속 '부정적'..대외 리스크 지속·저물가 기조 영향

한경연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9월까지 17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8월에 비해 경기전망이 소폭 나아졌지만 "기업하기 어렵다"는 말이 여전히 나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해 9월 3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0월 전망치는 97.2였다. 8월 전망(87.8)에 비해선 올랐지만 17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 이하에 머물렀다.

BSI는 기업활동의 실적과 계획 경기동향 등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예측을 종합해 지수화한 지표다. 항목별로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한경연은 종합경기전망이 일부 상승한 데 대해선 기저효과, 8월 여름휴가와 9월 추석연휴로 감소한 조업일수 회복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17개월 연속 기업의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면서 기업의 부정적 심리가 만성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종합경기전망은 지난해 5월 100.3을 기록한 후 17개월 연속 100선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내수는 올해 4월, 수출은 지난해 6월 각각 100.2, 100.8을 기록한 이후 6개월, 16개월 연속 부정적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9월 실적치는 89.5로 조사돼 53개월간 100 선 미만을 유지했다.

주요 항목인 내수(92.6), 수출(94.2), 투자(95.0), 자금(95.9), 재고(104.7), 고용(94.8), 채산성(93.9)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재고 항목의 경우엔 100 이상일 때 부정적 답변(재고과잉)을 뜻한다.

기업들은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어려움들을 토로했다. 노동비용 증가, 글로벌 저성장과 무역마찰로 인한 수출 감소 등이다.


또 지난 8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데 이어 소비자의 물가상승 기대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9월 1.8%로 2002년 조사 개시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한경연은 이 같은 저물가 우려가 기업 심리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대외리스크가 지속되고 기업실적이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물가 기조는 소비를 지연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응과 투자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