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춘향 기자간담회에서 유병헌 감독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창작발레 '춘향'의 유병헌 예술감독이 “차이콥스키 명곡에서 굿거리장단 발견했다"고 밝혔다.
창단 3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창작발레 시리즈 ‘춘향’을 10월 4~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린다.
‘춘향’은 2007년 초연됐다. 2014년 발레단 창단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개정작업이 이뤄졌다. 이때 차이콥스키의 음악으로 새단장한 게 가장 큰 변화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1일 유니버설발레단에서 열린 '춘향' 라운드 인터뷰에서 “어느 날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을 듣다가 굿거리장단을 발견했다”며 “이때부터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을 모두 섭렵하며 ‘춘향’에 맞는 음악을 선별했다”고 비화를 밝혔다.
풋풋한 봄과 단오 축제에 어울리는 ‘조곡 1번(Suite No.1, Op.43, 1878~1879)’,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그린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 1885)’, 변학도의 부임을 풍자하는 ‘교향곡 1번(Symphony No.1, Op.13, 1866)’, 어사출두와 재회에 삽입된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등은 마치 '춘향'을 위해 작곡한 듯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이라 악보를 못구하다가 동경도서관에서 찾았다”고 밝힌 유병헌 예술감독은 “‘춘향’의 오리지널 작곡가인 캐빈 픽카드는 몽룡을 히어로처럼 해석했으나, 제게는 사랑이었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몽룡의 사랑과 잘 맞았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이정무 의상 디자이너가 발레 형식에 맞게 한복을 모던하게 디자인했으며, 한국적 정서는 색감으로 표현해냈다.
‘춘향’은 두 남녀의 설렘과 긴장(초야), 애틋한 슬픔(이별), 격정적 환희(해우)로 이어지는 2인무와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화려한 테크닉의 ‘기생무’ 등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판소리에서 ‘춘향’의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가 유명하다. 발레에서도 이 장면들이 잘 구현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특별 출연하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수석 무용수)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가 2주 밖에 안 되는 짧은 리허설 기간에 고난이도 작품을 잘 소화해주고 있다. 의견도 활발히 내놓는 창의적인 무용수와 작업해 즐겁다.”
강미선은 2007년 ‘춘향 쇼케이스’부터 참여해 이 작품과 동고동락했다.
기생 중 한명으로 참여해 군무를 췄고 향단을 거쳐 춘향까지 유병철 예술감독과 단원들이 ‘춘향’을 만드는 작업에 함께 했다.
강미선은 “몽룡과 춘향의 초야 파드되가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힌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2막에서 둘의 이별과 재회신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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