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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제조공정 핵심장비 국산화 이끌어 기술명장 됐어요" [fn이사람]

SK하이닉스 기술명장 1기
서성민 미래기술연구원 기정
23년간 장비 성능개선 공로 인정
장비 국산화로 수백억 절감효과
심사 통과할 때 결정적인 역할해
"기술직 근무자로서 책임감 갖고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 주고싶어"

"D램 제조공정 핵심장비 국산화 이끌어 기술명장 됐어요" [fn이사람]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서성민 기정(사진)은 사고위험이 높은 확산(Diffusion) 장비를 안전하게 유지·관리하는 중임을 맡고 있다.

23년간 장비 엔지니어로서 수많은 장비의 성능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SK하이닉스 기술명장 1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능력자이다. 서 기정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장비만 17종, 100여대에 달한다.

서 기정은 "호기심이 강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현장에 직접 적용해 그 결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며 "지금도 다른 산업 분야의 현장을 찾아 다니며 맡고 있는 업무에 적용할 부분이 있는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여년간 설계상 결함으로 작업자들의 불편함을 야기하거나 높은 불량률로 작업효율을 떨어뜨리던 수많은 장비도 서 기정의 손을 거치면 새롭게 탄생한다. D램 제조공정 핵심장비의 국산화도 그의 노력이 녹아 있다.

서 기정은 "국산화에 성공한 장비는 D램 제조공정 중 게이트 제조에 활용되는 장비다. 기존에는 비싼 외산 장비를 들여와야 했는데 국산화에 성공, 수백억원가량의 투자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 성과는 기술명장 심사를 통과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기술명장은 현장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들에게 명예를 부여하는 기존 명장제도와 달리 15년 차 이상의 젊은 현장 기술인재에게 더 큰 성장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기술명장으로 선발되면 기존 업무를 넘어 현장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로 남고 싶다는 바람은 그의 행동에 무게를 더한다.

서 기정은 "기술명장이 되고 나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면서 "기술명장으로서 보여지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술직 근무자들의 경우 기술명장 제도가 생기기 전에는 동기부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후배들도 목표를 갖고 더 많이 노력하게 됐다"고 전했다.

'안전'은 서 기정의 최우선 가치다. 최근에는 장비에 부착된 밸브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진단장치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현재 진단기능까지 탑재한 밸브가 개발돼 있지만 너무 비싸 모든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리적 비용으로 밸브의 안전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선배들이 앞장서서 근무환경을 바꿔 놓으면 후배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며 "조금씩 불편을 개선해 나가면서 느끼는 보람도 크다"고 전했다.

서 기정은 내년 학위 취득을 목표로 산업경영공학과 박사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화학안전 분야의 이론 역량을 키워 곧 '서 박사'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