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1타차 단독 3위 추격
문경준, 2타차 공동 4위
최경주, 3수만에 컷 통과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에 자리한 박정민과 윤성호(오른쪽). /사진=KPGA
[파이낸셜뉴스]
【송도(인천)=정대균골프전문기자】2012년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시드를 잃었다. 그런 뒤 레슨, 식당 대리주차, 그리고 비닐공장에서 쓰레기 치우는 일 등 '쓰리 잡'으로 골프와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그렇게 모인 돈은 형편이 어려운 부모님께 일부 보내드리고 남은 돈으로 2부투어 출전 경비로 썼다.
연습할 시간이 없어 대회에 참가해 경기를 하면서 연습을 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숙소 방 안에서 맨손 빈스윙 500개씩과 이미지 스윙도 병행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중계 방송을 보면서 그 대회에 내가 나가 있는 것처럼 상상을 하고 맨손 스윙도 미친 듯 했다. 그런 생활이 습관이 돼 요즘도 잠자리 들기 전에 30분씩 이미지 스윙을 한다.
그러던 중 은인을 만났다. 그의 딱한 사정을 들은 (주)RMK 회장이 투어를 준비하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그리고 지난 2017년에 5년만에 꿈에 그리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올해로 투어 데뷔 7년차인 박정민(26·샴발라골프앤리조트)의 순탄치 않았던 인생 스토리다.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이수민과 임성재(오른쪽)가 티오프에 앞서 선전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수민은 공동 4위, 임성재는 공동 27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다. /사진=KPGA
그런 박정민이 '인간승리 드라마'를 완성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박정민은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파72·7434야드)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이튿날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기록한 박정민은
윤성호(23·골프존)와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박정민은 2017년에 코리안투어에 재진입한 뒤 올해로 3년 연속 코리안투어서 활동중이다. 올해는 13개 대회에 참가해 7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했다. 시즌 최고 성적은 GS칼텍스 매경오픈 공동 8위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67위여서 이번 대회서 좋은 성적으로 거두지 못하면 내년 시즌 시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틀 내리 3타씩을 줄여 생애 첫 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마무리를 잘 하자라는 느낌으로 대회에 임한 것이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티샷과 퍼트는 조금씩 흔들렸지만 아이언샷과 웨지샷이 좋은 것이 공동 선두에 오른 원동력이었다.
그는 "전체적으로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면서 "지난달 14일에 아들(로운)이 태어난 뒤 매사 긍정적으로 변했다. 예전 같으면 경기 중에 실수가 나오면 화가 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무덤덤하다. 아들 생각만 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아내와 아들이 산후 조리원에서 집으로 온지 1주일 정도 됐는데 육아에 힘쓰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은 이틀간은 최대한 즐기면서 경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시즌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 2라운드 16번홀에서 최경주가 벙커샷을 하고 있다. 최경주는 이날 1타를 줄여 공동 37위로 컷을 통과했다. /사진=K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활동중인 호주동포 이민지(23)의 동생 이민우(21)는 1타를 줄여 단독 3위(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에 자리해 모국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둘 기회를 잡았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1위 문경준(37·휴셈)은 4타를 줄여 이수민(26·스릭슨), 이승택(24·동아회원권그룹), 권성열(33·비전오토모빌) 등과 함께 공동 4위(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8-2019시즌 신인왕 임성재(21·CJ대한통운)는 2타를 잃어 공동 27위(중간합계 이븐파 144타)로 순위가 내려 앉았다. 2년 연속 이 대회서 컷 통과에 실패했던 '맏형' 최경주(49·SK텔레콤)는 1타를 줄여 공동 37위(중간합계 1오버파 145타)로 무난히 컷을 통과, 녹록치 않은 샷감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 컷 기준타수는 3오버파 147타로 68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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