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초연 이후 지금껏 공연하니 정말 기적이죠. 처음부터 정말 탄탄한 작품이었습니다." 명작이 될 운명이었을까. 기네스북에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2012)으로 등재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사진)이 7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오는 12월 '부산 초연'을 앞두고 만난 라이너 프리드 월드투어 협력 연출은 '오페라의 유령'이 장수한 비결로 "뮤지컬 자체의 높은 완성도"를 꼽으며 "단 한차례의 수정도 없이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보통 웨스트엔드에서 브로드웨이로 넘어갈 때 조금씩 수정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전혀 바뀐 게 없어요. 재연을 하면서 이것저것 발전시키고자 수정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작품이 '나 좀 내버려 둬'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세계 41개국 183개 도시, 17개 언어로 공연돼 1억4500만 명이 관람했고, 뮤지컬 최초로 60억 달러(7조2450억원)의 티켓 매출을 세웠다.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귀족 청년 '라울'의 사랑 이야기다.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밤의 노래', '생각해줘요' 등 매혹적인 선율도 일품이다.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은 "'오페라의 유령'은 음악 자체로 축복이었다"고 부연했다.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함을 동시에 겸비했죠. 음악이 언어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230여 벌의 의상, 20만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대형 샹들리에 등 볼거리도 화려하다.
2012년 25세에 역대 최연소 '유령' 마스크를 쓴 조나단 록스머스는 "스케일이 큰 작품으로 배우의 연기와 노래가 중심이 돼 관객과 소통한다"라며 "한마디로 가슴을 울리는 뮤지컬"이라고 부연했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12월 13일~2020년 2월 9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서울,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