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삼성 협력회사 채용 한마당'을 방문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여섯번째)과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반도체 소재기업인 원익머트리얼즈 부스에서 구직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면접은 쫄지 마라. 편하게 해라."
15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 장비 협력사인 이오테크닉스 채용상담 창구에서 면접중이던 20대 남성 지원자의 어깨를 다독이며 이렇게 격려했다.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삼성 전자계열 5개사가 합동으로 마련한 채용 한마당은 지난해에 이어 1만여명의 청년 구직자들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협력사 채용 한마당은 삼성이 중소·중견 협력사와 우수 인재를 연결시켜주는 장을 마련해 주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2년부터 시작한 행사다.
■VR 면접에 AI자소서까지..지원자 배려 돋보여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협력사 58개사를 포함한 총 100여개사가 참여했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기업들도 처음으로 참여했다. 행사장은 연구개발, 소프트웨어(SW), 경영지원, 영업∙마케팅, 설비, 기술 분야 등 6개 직무별로 구성된 '채용 기업관'으로 나눠 구직자들의 상담과 현장 면접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가상현실(VR) 면접 체험관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기소개서 컨설팅 부스가 마련돼 청년 지원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부스에는 체험과 컨설팅을 받으려는 구직자들의 줄이 이어졌다. 기자가 VR 면접을 직접 체험해 봤다. VR을 착용해보니 기본적인 지원자 정보를 입력하면 면접관 2명이 영상에 나타나 제한된 시간내에 압박성 질문을 이어갔다. 지원자의 답변을 정확히 인식하진 못했지만 사전 면접 훈련으론 유용해 보였다. AI 자기소개서를 체험한 대학생 유영현씨(24)는 "내가 작성한 자소서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직무역량에 필요한 부분을 조언해줘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이번에 참여한 삼성 5개사의 협력사 인재 채용 지원은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협력사에는 우수 인재 채용의 기회를 주는 동반성장의 모범사례"라며 "앞으로 다른 대기업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부근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환경은 생존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고,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속에서 미래경쟁력은 유능한 인재를 얼마나 보유하느냐가 승패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력사의 경쟁력이 삼성의 경쟁력이라는 상생철학을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직무교육 적극 지원해 달라"
행사를 주최한 삼성전자의 윤부근 부회장은 30분 가까이 채용 부스를 돌며 청년 지원자들을 격려하는데 애를 썼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협력사인 원익머트리얼즈 부스에서는 권기홍 위원장 등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여성 지원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윤 부회장은 "좁은 의자에 앉아 직장을 찾으려고 인터뷰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40년 전 신입사원 당시 교육받던 생각도 나고, 부회장까지 온 건 운이 참 좋았던 거 같다"고 감회에 젖었다.
삼성전자의 대외협력 담당을 맡고 있는 윤 부회장은 정부가 청년 구직자들의 직무교육에 보다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그는 "기업들이 사람을 뽑아서 교육을 시키고, 교육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중소기업부터 (직무교육 등에)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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