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끝난 PGA투어 더CJ컵에서 2년만에 타이틀 탈환에 성공한 저스틴 토머스가 대회장인 이재현CJ그룹 회장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JNA GOLF
[파이낸셜뉴스]
【서귀포시(제주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까치발 스윙'저스틴 토머스(미국)가 2년만의 타이틀 탈환에 성공했다.
토머스는 20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총상금 975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7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토머스는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9)의 추격을 2타차 2위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75만달러(약 20억7000만원)를 획득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대회서 원년인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토머스는 PGA투어 개인 통산 11승째를 달성했다. 그 중 4승이 이 대회 2승을 포함해 아시아에서 거둔 것이다.
대니 리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토머스는 1번(파4)과 3번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으며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버디를 잡은 대니 리와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13번홀(파3)까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두 선수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팽팽했던 접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4번홀(파4)부터였다. 토머스가 버디를 잡아 1타차로 앞서 나간 것. 이후 대니 리는 급격히 샷감이 흐트러지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15번, 16번홀(이상 파4)에서 티샷이 모두 페어웨이 벙커에 빠져 연속 보기를 범해 두 선수의 타수는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17번홀(파3)에서 토머스가 보기를 범해 다시 2타차로 좁혀진 상태서 마지막 18번홀(파5)만을 남겼다.
두 선수가 나란히 두 번째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렸다. 먼저 토머스의 이글 퍼트가 홀 1.5m 가량 지나쳐 멈춰섰다. 그리고 대니 리가 약 10m 거리에서 이글 퍼트를 시도했다.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고 토머스의 버디 퍼트가 실패하면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이글 퍼트가 홀을 살짝 벗어나자 대니 리는 머리를 감싸 쥔 채 주저 앉았다. 그리고 두 선수는 나란히 버디를 잡으면서 직지심체요절을 모티브로 한 우승 트로피에는 '저스틴 토머스'라는 한글이 새겨졌다.
토머스는 인터뷰에서 "우승의 결정적 원동력은 14번홀 버디였다. 그 전까지 대니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쉽지 않은 승부였다"면서 "한국은 내게 특별한 곳이다. 한국에서 경기를 하면 항상 설렌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해준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팬들의 이러한 열기를 통해 한국 골프의 발전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토머스는 이어 "꿈이었던 한글 트로피를 하나 더 서재에 놓게 됐다"며 "아직은 서툴지만 내년에는 한글로 내이름을 쓸 수 있도록 연습하겠다"고 공약했다.
올 US오픈 우승자 개리 우드랜드(미국) 등 3명이 공동 3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대회를 마친 가운데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안병훈(28·CJ대한통운)이 가장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안병훈은 이날 3타를 줄여 공동 5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에 입상했다. '탱크'최경주(49·SK텔레콤)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6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대회 주최측은 이번 대회에 나흘간 총 4만6314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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