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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위 장병규 "美 실리콘밸리엔 출퇴근 없다…해고와 이직이 일상"

4차위 장병규 "美 실리콘밸리엔 출퇴근 없다…해고와 이직이 일상"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정부의 주52시간제 일률 적용에 대해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4차위의 권고안이 행정적 구속력은 없지만 당장 내년 1월부터 300인 미만 기업도 주52시간제 도입이 의무화되는 만큼, 탄력적인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글로벌 정책 콘퍼런스'의 발제를 통해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출퇴근이란 것이 없고 해고와 이직이 일상"이라며 주52시간제 일률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장 어렵지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노동제도의 개혁으로, 주52시간제 일률적 적용 등 경직된 법적용에서 탈피해 다양한 노동형태를 포용해야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양화되는 노동의 변화를 반영하지도, 혁신을 이끄는 인재를 포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주52시간제의 일률적 적용은 개별 기업,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 인재 성장의 걸림돌이 되거나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직원 스스로 주52시간제에 얽매이지 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주체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최고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평범한 엔지니어의 성과는 수배, 수십배 수준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인재는 전통적인 노동자와 달리 시간이 아닌 오직 성과만을 평가받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의 이같은 지적은 주52시간제 전면 도입으로 ICT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위기감이 팽배한 탓이다. 앞서 이달 초 국정감사 현장 시찰로 엔씨소프트 본사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기계적인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호소한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주 52시간제에 대해 "업계 입장에서는 정부 시책을 전적으로 따라야 하지만 고려해봐야 하는 부분이 글로벌 경쟁력"이라며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중요한데 이 생산성이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조력자로서의 정부"를 당부하며 정부가 노동시장에 깊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했다. 그는 "정부는 인재들의 무한도전을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민간 혁신을 위한 조력자가 돼야 하고, 불확실성과 도전, 혁신은 민간이 더 잘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