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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모바일-PC 이중잣대?...게임위 '늑장 심의' 도마

게임위가 두달여간 결론 못내는 동안 모바일 블록체인 게임은 이미 유통 중 '역차별' 문제 불거져, PC게임만 '손해' "게임위 관리하는 문체부가 제 역할해야"

지난 9월 초 PC기반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스타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급분류 신청을 접수한지 2개월여 동안 심의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2주 안에 심의가 마무리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이유로 심의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간 자율등급분류 규정을 적용받는 모바일 블록체인 게임들은 속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어 블록체인 게임에 이중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PC게임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 자율등급분류 사업자들도 게임위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게임을 심의하기 때문에, 민간 자율심사를 받은 블록체인 게임들이 결국은 기존 게임위 심의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게임위도 PC 기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에 속도를 붙여 블록체인 게임산업 내 규제 균형은 물론 게임업계의 신시장 창출 의지를 꺾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위 늑장…모바일 블록체인 게임은 훨훨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인 갤럭시스토어에는 10여종의 블록체인 게임이 이미 등급분류를 마치고 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삼성 블록체인 월렛의 디앱(Dapp) 코너에 액시인피니티와 마이크립토히어로즈, 도저버드, 크립토도저, 양파기사단, 스푸키즈링크퍼즐, 크립토피싱, 다크타운, 크립토도저, 크립토키티 등의 게임이 등록됐다. 삼성 갤럭시스토어로 연결돼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모바일-PC 이중잣대?...게임위 '늑장 심의' 도마
삼성 블록체인 월렛의 블록체인 게임들은 삼성 갤럭시스토어의 자율등급분류 심사를 통해 심의를 받았다. /사진=삼성 블록체인 월렛

삼성 갤럭시스토어는 게임위의 승인을 받은 자율등급분류 사업자다. 게임위가 정한 규정에 따라 갤럭시스토어가 자체적으로 모바일게임에 대한 등급을 부여할 수 있다. 블록포스트가 확인한 결과 블록체인 게임들은 대부분 ‘전체이용가’나 15세이용가 등급을 받았다.


자율등급분류 사업자가 심의한 게임들도 게임위가 사후에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게임위 관계자는 “자율등급분류제도를 통해 심의를 받은 것도 게임위의 심의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며 “문제가 있다면 사후관리 절차를 통해 게임위가 다시 심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위는 삼성 갤럭시스토어가 등급을 내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PC게임은 심의를 신청해도 늑장을 부리면서 시간만 끌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게임 자율등급분류 사업자가 게임위 기준에 맞춰 자체 심의한 결과, 블록체인 게임도 출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게임위의 늑장 심의가 특별한 이유 없는 정부 눈치보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준인데 PC게임 역차별” 불만


특히 업계에서는 자율등급분류 사업자도 게임위가 정한 기준에 따라 등급을 내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게임위의 심의 기준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에 등급을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 게임, 모바일-PC 이중잣대?...게임위 '늑장 심의' 도마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두달여간 블록체인 게임 심의를 미루고 있다. 게임위의 블록체인 게임 심의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장.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게임위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아직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기조를 이어가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등급을 내줄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등급분류를 거부 결정을 해버리면, 정부의 기조가 바뀌었을때도 블록체인 게임을 유통할 수 없는 선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론을 내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속 자료보완을 요구하면서 시간을 끄는 것은 게임위가 결론을 내리기 곤란할때 사업자가 심의를 철회하길 유도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결국 게임위를 관리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야 한다”며 “산하기관인 게임위가 스스로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라면, 문체부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심의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체부는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의 결합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 박승범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이달 초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이 만나면 다양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간다”며 “앞으로 블록체인 게임 출시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