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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선수촌 재건축 모임 "안전진단 재신청한다"

유상근 추진 회장 "안전진단 메뉴얼과 기준 불명확"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모임 "안전진단 재신청한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송파구청에 구조안전 진단을 재신청 할 계획이다. 특히 안전진단 용역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도 공개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파이낸셜뉴스] “송파구청에 구조 안전만 별도로 해서 안전진단을 재신청할 생각이다.”(유상근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재건축 추진회 회장)
최근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송파구청에 구조안전 진단을 재신청 할 계획이다. 특히 안전진단 용역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도 공개하라고 요구할 방침이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재건축 모임(올재모)은 송파구청에 정밀안전진단에 대한 자료 열람을 요청했다. 올재모는 “안전진단 세부 결과가 석연치 않다”며 “안전진단 과정에서 생긴 의혹을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외부에 안전 진단 자문을 맡겨 논 상황이고 1~2주 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토 결과가 나오면 해당 내용을 가지고 송파구청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용역을 통해 상세하게 검토 후 재신청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재모 "안전진단 기준 불명확"
송파구청은 올림픽선수촌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 결과 60.24점으로 'C등급'이 나왔다고 밝혔다. 민간업체 정밀안전진단에서 100점 만점에 30점 이하를 받으면 재건축이 가능한 E등급을 받고 30~55점은 조건부로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는다. 55점을 초과하면 점수에 따라 A·B·C 등급(유지보수)을 받으며 이땐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이 아파트는 주거환경(D), 건축마감·설비노후도(D), 비용분석(E)에서 기준을 통과했다. 하지만 구조 안전성 부문에서 ‘B등급’을 받으면서 최종 C등급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유상근 올재모 회장은 행정안전부에서는 국민 안전을 보호하고 재난을 예방하자고 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는 주민 안전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집값 안정을 이유로 재건축을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쓰인 철근은 복대근(2개의 철근)이 아닌 단배근(하나의 철근)으로 지어져 구조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1개 동이 단배근이 적용된 벽체로 돼 있다. 자체 무게로 바닥이 내려가면 양쪽 벽이 빨려들어가게 된다”면서 “현재 건물이 오래돼 바닥이 양쪽 벽을 잡아당기고 있어 언제 붕괴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 회장은 재건축 안전진단에 대한 정확한 메뉴얼과 기준이 불명확하고 구청마다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또 안전진단 D등급(조건부 승인)을 받더라도 시설안전공단의 검토를 거쳐야하는데 시설안전공단에서 서류 미비 등의 사유로 큰 이유 없이 반려를 하면 결국 C등급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올림픽선수촌의 경우 안전진단 당시 가장 중요한 단배근 벽체에 대해 바닥 부분에 힘이 작용하지 않고 별도로 분리된 조건으로 안전진단을 검토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의도적으로 점수를 높였다는 게 올재모 주장이다.

그는 “시설안전공단이 만든 안전진단 매뉴얼에 따르면 설계연도인 1988년도를 기준(설계강도)으로 2019년에 필요한 값(소요강도)을 통해 내력비를 파악한다”면서 “하지만 시설안전공단이 소요강도에 무엇을 넣어야하는지, 정확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급 축소로 신축 가격 더 오를 듯
유 회장은 이처럼 구조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막상 리모델링을 해서 수직 증축을 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D등급을 낸다고 토로했다.

그는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수직 증축이 B등급부터 가능한데 현재 기준이라면 수직 증축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이 것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올재모의 의견이 반영돼 안전진단이 재검토 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잠실주공5단지,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 역시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서울시에서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처럼 대규모 재건축을 허가하면 목동신시가지와 성산시영아파트, 광장극동아파트 등과 형평성 문제가 붉어질 수 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현행법과 제도상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관련한 이의신청 절차는 없지만 주민들이 용역 결과에 대한 불신이 있어 용역 업체에 사정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이어 안전진단 통과 실패로 재건축 초기 단지 시세가 약간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안전진단을 막아 공급이 축소되면 결국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 기존 신축 아파트 가격만 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