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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수많은 인력, 경험으로 ‘옥석’ 가렸죠"[fn이사람]

글로벌 금융기업 전문 헤드헌터
배혜진 배앤파트너스 대표
외환위기 후 전문 헤드헌터 시작
내년엔 핀테크 등으로 영역 확대
"국내 헤드헌팅 인력 양성하고파"

"금융계 수많은 인력, 경험으로 ‘옥석’ 가렸죠"[fn이사람]
"한국 금융맨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유행이 빠른 한국 자본시장에만 연연하지 말고, 넓고 긴 안목으로 본인의 경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기업 전문 헤드헌터로 현장을 누비고 있는 배혜진 배앤파트너스 대표(사진)의 말이다.

배 대표는 지난 2001년 홍콩의 금융전문 헤드헌터 후타트그룹 서울사무소 소장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는 글로벌 헤드헌터 옵션스그룹에서 일했고, 올해 초 배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외국계 금융사는 물론 한국의 은행, 증권사, 운용사, 벤처회사(VC), 사모펀드(PE), 생보사, 헤지펀드 등이 주요 고객사다.

배 대표는 본인의 강점에 대해 "외환위기 직후 외국계 주요 인력이 한국 자본시장에 유입될 무렵 헤드헌터를 시작했다. 그간 한국 금융시장의 모든 흐름을 체험했고, 실제 많은 인력의 이직을 도왔다"며 "2003년 한국 주식파생 태동기에 주요 세일즈 및 트레이더들, 2005년엔 워런트(ELW)마켓 초기 대표주자들, 리먼사태(2008년) 이후엔 외국계 금융사 고위직의 국내사 이동 등을 전담했다. 한국 주요 금융사의 홍콩 및 글로벌 지사의 외국인 및 한국인 채용도 주업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그는 금융사 전반의 모든 실무와 섹터를 이해하고 직접 인력을 찾는 시니어 헤드헌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내년에는 금융을 메인으로 삼고, 핀테크와 스타트업 같은 새로운 섹터로 커버리지를 넓힐 계획이다. 아직 신생 헤드헌팅사이지만 충성고객 덕분에 규모나 영역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배 대표는 "일본, 홍콩,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커버리지에서 비즈니스를 더욱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론 국내에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금융전문 헤드헌팅 인력을 양성하고 싶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든든한 전문 서치펌으로 키우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업무나 업계 전반 교육사업도 늘려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년 가까이 정상의 자리를 유지한 비결을 묻자 그는 '긍정적인 사고'라고 답했다. 워낙 사람을 많이 상대하다보니 정신적·신체적으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다. 홍콩에 거주하는 배 대표는 "최근 태권도 4단 승단심사를 통과했는데 힘들었지만 많은 힐링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본시장 내에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군으로 '인공지능(AI)' '핀테크' '대체투자' '투자은행(IB)' 등을 꼽았다. 배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머신러닝, 핀테크 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아직 이 분야에 대해 글로벌 IB처럼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다"며 "아무래도 IT업계나 수학, 금융공학, 통계, 컴퓨터공학 등 학계에서 수요를 겨우 맞추고 있다.
기존의 금융 영역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영역과 결합해 새로운 종류의 직업군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체투자는 한국이 강점이 있지만, 업력이 짧은 기간 급성장했기 때문에 아직도 실사가 가능한 CFA자격자 등을 우대하고 있다"며 "기존에 진행하던 딜들이 올해부터 내년 옥석이 가려지면서 대체투자 인력들도 재편성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고객사와 업무 지원자의 성공을 돕는 책사로서 헤드헌터라는 말보다는, 나무를 키우는 마음으로 길게 보고 인재를 키우는 헤드파머로 오랜 기간 인연을 맺고 싶다"며 "그동안의 경험이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에게 유용하게 쓰인다면 즐겁게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