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경대학교는 지난 4일 국내 대학 최초로 동물체험테마파크를 개장했다고 밝혔다. 대경대학교에 따르면 동물체험테마파크는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의 동물실습관으로 운영되면서 농장동물 100여 종, 파충류 500여 종, 조류 200여 종 외에도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원숭이까지 사육하며 대중에 전시한다고 한다.
어웨어는 이러한 대경대학교의 시대착오적이고 반생태적인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대경대학교는 이미 10년 전부터 반달가슴곰, 원숭이 등 야생동물에게 킥보드를 타는 훈련을 시켜 교내를 돌아다니게 하던 전력이 있다. 세계적으로 야생동물 공연을 금지하고 동물원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성찰이 이루어지는 마당에, 동물을 조련해 이벤트에 눈요깃감으로 동원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대학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심지어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해당 시설은 아직 동물원 등록조차 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동물이라 해도 자연 서식지한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환경풍부화 및 긍정강화훈련을 통해 동물이 최대한 생태적 습성에 따른 정상적인 행동을 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현대 동물원의 상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공영동물원에서는 서식환경을 개선하고 풍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동물원 폐지를 요구하는 등 동물을 관람 목적으로 사육하는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깊은 고민과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웨어는 대경대학교에 동물을 대상화하고 착취하는 것을 교육하는 동물체험테마파크 사업을 즉각 철회하고 동물조련이벤트과의 과명 및 교육 내용을 전면 수정하기를 요구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 필수적이다. 기본적인 등록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동물원을 등록해 운영할 수 있고 사전에 사업을 검토해 허가하는 절차가 전무한 현행법을 개선하기 위한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여러 건 발의되어 있다. 국회는 조속히 법안을 통과시켜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경시 풍조를 조장하는 유사동물원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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