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덕자 같은 경우 굉장히 드러난 사례지만 암암리에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
뷰티 분야 전문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업 레페리를 이끄는 최인석 대표는 최근 불공정 계약 논란에 휩싸인 유튜버 겸 BJ덕자 사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BJ 덕자는 아프리카TV를 통해 "(BJ) 턱형이 운영 중인 MCN 'ACAA 에이전시'에 수차례 활동 지원을 요청했으나 대부분 거절당했다. 5대5 수익 배분도 수정해주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편집자 3명의 월급도 내가 부담했다"며 불공정 계약을 주장했다. 턱형은 “위법한 행동을 저지르거나 불공정한 계약을 한 적은 기필코 단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으나 논란이 커지면서 무려 9명의 변호사가 BJ 덕자를 돕겠다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1인 크리에이터가 아무리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혼자면 감언이설로 속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 회사도 한 크리에이터를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그 분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걸 알아냈고, 우리와 계약하기 전 그 쪽과 정상적인 계약 종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소송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 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수익배분이 5:5라 할 경우 기준이 거래액,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인지 (계약서에) 애매하게 적어놓는 경우가 있다”며 “회사에서 영업이익이라고 하면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어서 TV 같은 장비도 다 포함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사람에게 전념하는 회사도 아닌데 임대료의 30%를 넣는다거나 크리에이터 개인에게 3.3% 원천징수 뿐만 아니라 부가세, 법인세까지 다 붙여서 사전 세율 20% 이상을 적용하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소송에서 승소해도 받을 수 있는 비용보다 변호사 비용이 더 큰데, 해당 크리에이터가 상처 입은 것을 만회하고 제2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일벌백계해야겠다는 생각에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연예기획사 초창기 때 모습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묻자 최 대표는 “비슷하지만 연예기획사의 경우 지금도 띄워준다며 좋지 않은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크리에이터들도 연령대가 높지 않은 만큼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다는 게 어려울 수 있어 우리처럼 어느 정도 자리잡은 회사들이 업계 문화를 잘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기획사는 보통 장기계약을 맺는 반면 크리에이터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서 계약기간이 보통 2~3년”이라며 “크리에이터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 굉장히 조심하셔야 하는데, 창업자 마인드나 계약조건을 철저히 따져보고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의견도 나누면서 최대한 언론 등에 노출된 회사와 계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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