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분야에 2700억 투자
관련 콘텐츠·장비·인프라 등
동반 수출효과 가능성도 기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뉴레이크얼라이언스의 신용규 사장(사진)은 외교부 공무원 출신이다. 통상교섭본부에서 유럽연합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양자 및 다자 간 통상협상을 담당했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9년 그는 공무원을 그만두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공부하러 떠났다. 다가오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위해 '글로벌 시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처음부터 외국계의 일하는 스타일, 사고방식, 업무패턴 등을 배웠다. 2012년 블랙스톤 한국법인 대표로 재직하던 중 운용인력 전원과 펀드 운용업무 이관을 통해 지금의 뉴레이크얼라이언스를 세웠다.
지금 신 사장의 눈은 헬스케어를 향해 있다. '전쟁이 있으면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없으면 헬스케어가 발전한다'는 말과 같이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최근 딜로이트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약 1조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조차도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신 사장은 "헬스케어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제약·바이오텍 분야와 연관된 스마트병원, 디지털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의 8분의 7을 차지하는 전 세계 병원과 연관산업을 공략할 계획이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는 누적 약 9000억원 운용자산 가운데 2700억원, 총 12건(포트폴리오 투자분 포함)을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했다. 이 중 상당수가 미국 및 중국, 일본 등 해외 투자 및 인수 건이다. 포트폴리오 회사인 헬스커넥트는 지난해 중동 최대 병원인 쿠웨이트 알자흐라병원에 서울대와 컨소시엄을 구성, 스마트병원 구축·위탁운영권을 따냈다. 올해 말에 계약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스마트병원 구축·위탁운영에 들어간다.
신 사장은 "스마트 헬스케어에 필요한 각종 콘텐츠, 솔루션, 장비·인프라 등이 동반 수출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환자 진단·처치 및 수술·재활에 이르는 병원 의료의 본질적 가치사슬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산업은 병원과 정보통신기술산업이 동시에 발전한 국가만이 할 수 있다. 이런 국가는 미국과 한국 정도가 손에 꼽힌다. 미국의 경우 해외시장보다는 자국 내 거대 수요를 충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한국 기업이 해외 스마트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할 적기"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험난한 의료규제 현실에 막혀 쉽게 포기하지 말고 해외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그의 판단이다.
심 사장의 비전은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리드 플레이어'를 발굴하고, PEF 투자를 통해 리드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지향적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국내에 창출해내는 것이다. 신 사장은 "병원(의료재단) 산하 영리자회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합병을 촉진해 규모 있는 리드 플레이어가 나오게 할 것이다. PEF는 재무적투자자(FI)로서 이에 기여할 것"이라며 "리드 플레이어를 통해 수많은 국내 중소벤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을 인큐베이팅하고, 적극적인 형태로 해외 동반진출이 가능하도록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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