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도 몇분만에 띄워 일산 호수공원 다큐처럼 담아
매빅 미니
[파이낸셜뉴스] 마음이 답답할 때 즐겨 보는 영상이 있다. 유튜브에서 ‘4K 드론’이라고 치면 세계 각지에서 찍은 영상을 골라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하와이까지. 우아한 항공촬영 영상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최근 DJI가 초경량 드론 ‘매빅 미니’를 출시해 큰맘먹고 항공촬영을 시도해봤다.
매빅 미니는 DJI가 만든 드론중 가장 작고, 가장 오래 띄울 수 있는 제품이다. 배터리를 제외하면 무게가 245g에 불과하다. 프로펠러를 접으면 성인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될 정도로 앙증맞다. 배터리는 이론상 한번 충전에 최대 약 30분을 띄울 수 있다. 조향을 거칠게 할 수록 배터리가 많이 닳기 때문에 이정도 성능은 드론 마니아들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레디 투 플라이’라는 드론 정보 앱을 깔았다. 서울에선 날릴 만한 곳이 거의 없다. 안보상의 이유로 서울 대부분은 비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그나마 서울 북쪽에서 가까운 곳이 일산 호수공원이다. 주차하고 호수공원을 가로질러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에 DJI 전용 앱을 깔고 컨트롤러에 끼웠다. 앱을 실행한 후 화면에서 ‘기체와 연결하기’를 터치하자 몇초 후 드론에 달린 카메라 화면이 그대로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였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이륙버튼을 누르자 드론이 허리 높이로 떠서 멈춰 있었다. 드론을 띄운 후에는 고도를 스스로 유지하는 ‘호버링(hovering)’기능이 있어 정교한 조작 기술이 필요한건 아니었다.
컨트롤러 왼쪽의 녹화 버튼을 누른 후 왼쪽 조이스틱을 올려 서서히 높였다. 드론이 시야에서 점점 작어져 점처럼 보였다. 스마트폰에 고도 80m가 표시된 지점에서 드론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탁 트인 호수를 정 중앙 상공에서 바라보며 다큐멘터리같은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드론은 흔들려도 내장 짐벌 카메라는 균형을 잡기 때문에 안정적인 영상을 찍어준다. 20분 가량이 지나면 컨트롤러에서 배터리 소진 경고음이 뜬다. 이때 다시 드론을 복귀시키고 배터리를 갈아줘야 한다.
매빅 미니는 와이파이(Wi-Fi)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2km거리까지 날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날릴때는 이론상 거리와 주변의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야만 했다. 주변에 다른 분이 드론을 날릴 경우 전파 간섭 알림이 오기 때문에 자리를 옮겨야 했다. 고도를 올릴수록 바람이 거칠어져 강풍 알림도 유심히 봐야 한다.
매빅 미니는 전용 앱을 이용해 뮤직비디오같은 다양한 연출촬영을 할 수도 있다. 드론이 사용자를 찍으면서 공중에서 나선을 그리며 돌게 할 수도 있다. 사람을 따라다니며 찍는 ‘액티브 트래킹’ 같은 고급 기능은 이 모델에선 빠져 있다. 매빅 미니의 본체 가격은 48만5000원이다. 다만 충분히 즐기려면 가방·충전기·양방향 충전 허브·프로펠러 가드 등이 추가된 콤보팩(62만5000원)을 사는게 현명하다.
한적한 교외지역이나 해외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입문용으로 적합하다. 다만 드론에 빠져들수록 중복투자 여부는 고민해봐야 한다. 무겁고 비싼 체품일 수록 더 안전하고 더 고화질 영상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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