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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피하고, 학군도 좋아… 과천·목동 집값 '폭등'

2006년 '버블세븐' 재현되나
과천, 최근 1주일새 0.97%↑
이달말 입주 '인덕원 푸르지오'
전용 84㎡ 분양권 웃돈 4억 붙어
목동도 한달새 1억원이상 껑충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해간 과천, 목동 등이 급등세를 연출하면서 과거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집값이 폭등했던 '버블세븐'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지정된 핀셋 규제지역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버블 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에 비견되면서 '노블 세븐'으로 불리고 있어 이러한 가격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1주 만에 0.97% 상승했다. 상승률은 최근 추이의 약 2배를 기록했고, 전국에서도 가장 높았다. 분양가상한제에 과천이 빗겨나가자 시장에서 즉각 반응한 것이다.

실제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8월 12억5500만원에 실거래된 뒤 지난달 1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만에 1억4000만원 올랐다. 이 단지의 최근 호가는 14억2000만~15억원대다. 인근의 래미안 센트럴스위트 전용 59㎡도 9월 13억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과천 뛰자 평촌, 의왕도 후끈

이처럼 과천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인근의 인덕원이나 평촌, 의왕 역시 갭 메우기에 들어가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인덕원~동탄복선전철(인덕원선),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 GTX(광역급행철도) C노선 인덕원역 신설 등의 이슈가 있는 인덕원은 프리미엄만 4억이 오르면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구 포일센트럴푸르지오)는 전용 84㎡의 분양권이 9억3180만원(32층)에 거래되면서 웃돈이 4억원 붙었다.

2021년 2월 입주를 앞둔 평촌 어바인퍼스트의 분양권 역시 아직 입주가 많이 남았지만 매물이 잠기면서 프리미엄이 하루만에 3000만원 정도 급등했다. 로얄층의 경우 2억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재개발을 앞둔 인근 융창지구와 덕현지구 역시 피가 각 2억원, 3억원 정도 붙으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호계동 인근 공인중개소는 "과천에 1년 이상 거주하면 향후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공공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어 전셋값도 폭등하고 있다"면서 "최근 자사고도 폐지 발표가 나오면서 학군도 있고 인덕원선도 뚫리는 평촌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목동도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피해가고 자사고나 특목고 폐지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한달만에 1억원 이상 가격이 오르고 있다. 신시가지 아파트 중 가장 먼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 신시가지6단지의 전용면적 47.94㎡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9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가 11억원까지 올랐다. 목운초·중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신시가지 7단지, 목동트라팰리스 등은 아예 매물 자체가 잠겨버렸다. 신시가지 7단지의 전용 66.6㎡는 2개월 전 14억원에 거래됐다가 최근 호가 15억5000만원대로 매물이 나왔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부동산 시장 불안 시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추가지정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목동이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목동 일대 집값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 곳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2006년 버블세븐 재현되나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까지 흐름이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본격 시행된 2006~2007년과 유사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버블 세븐 지역에 거품을 빼기 위해 대출·청약·세제(종합부동산세 도입), 차익환수(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 내놓고 판교, 위례 등 2기신도시로 수요분산을 시도했다. 지금처럼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해 서울 집값은 오히려 30% 가량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007년 5만가구에서 2008년 2만1900가구로 급감하면서 2008년 서울 집값은 9.56% 올랐다. 특히 준공 후 5년 이내의 서울 신규주택 비율이 2016년 14.9%에서 내년 12.6%로 하락하고 상한제로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까지 줄어 새 아파트 공급이 축소되면 가격 상승 여파가 더욱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전히 서울 주택시장은 들어오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면서 "하지만 일부 지역 공급을 누르다보니 규제가 없는 지역에 눈길이 쏠리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