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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친 실적 ‘반등 시그널’… "4분기 기저효과로 회복 예상"[상장사 3분기 실적 결산]

코스피 영업익·순이익 대폭 감소
반도체 투톱 실적 부진 영향 커
IT 이끈 코스닥, 비교적 선방 평가
"4분기 거쳐 내년엔 강한 회복세"

바닥 친 실적 ‘반등 시그널’… "4분기 기저효과로 회복 예상"[상장사 3분기 실적 결산]
올 들어 3·4분기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그만큼 나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 사상 최고치를 견인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상장사 실적이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4·4분기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코스피, 영업익 감소 폭 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상장법인 579개사의 올해 3·4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0.2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8.77%, 45.39% 줄었다. 매출액은 비슷한데도 이익이 감소한 것은 그만큼 물건을 팔아 손에 쥐는 돈이 줄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3·4분기 누적 순이익이 45%가량 줄어든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실적발표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 폭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1·4~3·4분기 누적 순이익이 45%나 감소한 적은 2012년 이래로는 없다"면서도 "다만 기업의 합병·분할 등 이벤트가 있고, 법인 수도 해마다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적 감소는 반도체업종을 비롯한 대기업이 이끌었다. 코스피 영업이익 상위 20곳 가운데 13곳이 3·4분기 누적 영업이익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위인 삼성전자는 57.14% 축소됐고, SK하이닉스는 84.91%나 줄었다. 이 밖에 LG화학(-52.82%), SK이노베이션(-51.70%), 롯데케미칼(-48.11%), 한화(-44.45%), LG(-30.01%), SK(-24.92%), 포스코(-22.47%), 케이티(-13.98%), GS(-13.61%), LG전자(-11.16%) 순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코스닥, 5G 효과에 IT 중심 '선방'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8.97%, 2.69% 늘었고 순이익은 2.89% 감소했다. 코스피에 비해선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 IT가 영업익 증가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통신장비업종은 전년동기 대비 413.83% 증가했다. 이어 인터넷 43%, 컴퓨터서비스 25.73% 등의 순이었다. 숙박·음식업종(130.66%), 광업(66479%) 등도 영업익 증가 폭이 컸다.

코스닥에서는 영업이익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상위 3개사인 다우데이터와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은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26.97%, 31.72%, 8.75%를 기록했다. 파트론(532.68%), 엠씨넥스(249.61%), 도이치모터스(100%) 등의 영업익이 크게 늘었다.

■4·4분기 "강도 약한 회복세 예상"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사 실적이 4·4분기부터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강도는 세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지난해 4·4분기부터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올해 4·4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할 것"이라며 "회복은 하겠지만 회복의 강도가 세지는 못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회복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더욱 확실히 작용, 회복의 강도가 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반영돼 나아지긴 하겠지만 추정치를 낙관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4·4분기의 경우 일회성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예상치 못한 쇼크가 많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4분기 실적보다는 내년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변화를 보는 것이 기업을 평가하는 데 낫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