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2021년부터 본격 생산 앞두고
가격 하락에 수익성 확보 비상
플라스틱의 원료이자 유화산업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는 폴리에틸렌 가격이 앞으로 상당기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를 강화하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이 오는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폴리에틸렌을 글로벌시장에 내놓을 예정인데다 미국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 생산설비인 ECC(Ethan Cracking Center)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들도 아시아로 대거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화업계의 수익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본격 생산되는 폴리에틸렌을 대부분 수출하기로 했다. 이 정유사들은 지난 2017년 각각 2조 6000~8000억원을 투자해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건설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진출로 새로운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정유사들은 나프타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원료가 경쟁력을 갖췄다.
공장 건설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현재 파일공사는 완료 단계이고 주요 기계, 장치 구매는 완료했다. 프로젝트 전체적으로 4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NCC설비가 상업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7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중 50만t은 폴리에틸렌 공정 원료로 투입하고 나머지는 여수산단 및 국내외 석유화학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폴리에틸렌은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연간 폴리에틸렌 75만t, 폴리프로필렌 40만t을 생산할 계획으로 대부분의 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폴리에틸렌이 향후 몇 년간 공급 과잉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범용 폴리에틸렌인 HDPD(고밀도 폴리에틸렌)의 평균 거래가격은 t당 835달러다. 지난해 6월만 해도 1357달러였던 것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몇 년간 이 가격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있지만 셰일 가스 기반의 폴리에틸렌이 아시아 지역으로 넘어오면서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셰일 가스로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면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것보다 원가가 30~50% 저렴하다. 2017년부터 다우케미칼, 엑슨모빌 등이 북미에 ECC 증설에 나섰다. 3년 사이 증설돼 나온 물량만 1000만t에 달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워낙 원가 경쟁력이 있어 운송비를 포함해도 제품 가격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 북미 셰일가스 기반의 폴리에탄올 250만t 가량이 아시아 시장으로 넘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황이 이미 다운사이클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으며, 몇 년간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범용 폴리에틸렌 보다는 고부가가치 폴리에틸렌을 생산해 수출해야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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