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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철 ICAO 항행위원 "항공 국제기준 만들어 하늘길 안전 지키죠" [fn이사람]

36개 이사국 만장일치 지지로
항행위원 선거서 6연임에 성공
항공·국제업무 경험이 밑거름돼

장동철 ICAO 항행위원 "항공 국제기준 만들어 하늘길 안전 지키죠" [fn이사람]
전 세계 항공운송에 관한 각종 기준을 만들고 고치는 곳이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다.

국제민간항공조약에 기초해 1947년 4월 발족된 유엔 전문기구인 ICAO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다 보니 세계보건기구(WHO)와 더불어 유엔에서 가장 막강한 기관으로 꼽힌다.

대한민국은 1952년 가입했다. 지난 1983년 9월 KAL기 격추사건 때도 이 기구의 특별이사회가 조사단의 파견과 보고를 한 바 있다. 특히 총 1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ICAO 항행위원회는 정책과 규칙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국제항공정책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ICAO 이사국의 선거로 선출되는 19명 중 대한민국 장동철 위원(국토교통부 서기관·사진)이 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ICAO 항행위원으로 활동해온 장 위원은 지난 11월 재선돼 대한민국은 항행위원 선거 6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특히 ICAO 이사회 36개 이사국 모두에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다.

장 위원은 "대한민국 위상이 국제항공사회에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걸 증명한 사례"라며 "지난 10월 ICAO 총회에서 열린 이사국 선거에서 한국이 투표에 참여한 177개 국가 중 총 164표라는 역대 최다 득표수로 이사국 7연임에 성공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선 항공통신·사고조사분야 실무위원회와 항공교통분야 실무위원회 의장을 지낸 그의 개인적 성과가 이번 재선에 톡톡히 반영됐다고 했다. 그의 앞선 임기가 궁금했다.

통상 ICAO 항행위원은 국가로 치면 행정부와 국회 상임위 법제사법위원회 역할을 한다. 장 위원은 "국제기준을 만들면서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안전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 땐 남다른 보람을 느끼곤 한다"며 작년 초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초 항행위원회에서 영국을 비롯한 영미권 위원들은 공항에서 조업하는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사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능력을 요구하는 안을 내놓았다. 많은 이들이 이 안에 찬성해 그대로 두면 국제기준이 될 상황이었다. 장 위원은 "우리를 포함한 비영어권 국가는 많은 운전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위원들을 설득해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ICAO 항행위원이 될 수 있었을까. 장 위원은 지난 1994년 국토부 관제사로 항공업에 발을 들였다. 지금은 인천 관제소로 자리를 옮긴 대구 관제소에서 일했다. 후배들을 교육하는 업무를 하다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ICAO 사무국에서 항공안전 평가팀의 평가관으로 일하게 됐다.


그는 "이 기간 항공실무, 국제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항행위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다음 꿈은 무엇일까. 장 위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ICAO에서 위원장직을 맡은 적이 없다. ICAO에 대한민국 출신 위원장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며 "훗날엔 ICAO에서 일할 우리 후학들을 키워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