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원인물질 후보중 하나로 비타민E가 지목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조사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비타민E가 유력한 의심 후보물질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끈적이는 노란색 점액성 물질인 비타민E는 액체상태에선 피부노화제, 건강기능식품으로 널리 사용되지만 기체 상태로 흡입시에는 폐에 달라 붙어서 천식을 일으키는 물질로 의심을 받고 있다.
비타민E는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초산을 첨가해 안정화된 비타민E아세테이트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이다. 토코페놀 및 비누·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
8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식약처는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비롯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 의심성분 검출방법을 확보하고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다. 현재 식약처 주도로 시중 100여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분석을 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로 예정됐던 유해성 조사는 이달 이후로 미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최근 폐질환의 원인을 비타민E아세테이트로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 내 10개 폐질환 환자 29명으로부터 추출한 샘플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발견했다는 것.
비타민E아세테이트는 끈적이는 점액성 형태로 존재하며 폐에 달라 붙는 특징이 있다. 앞서 뉴욕주 보건당국도 마리화나 복합물질 함유 전자담배를 흡연한 후 폐질환이 발병한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CDC는 다른 원인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원인물질 및 인과관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으로 권고했다.
국내외 전자담배 업체들은 자체 성분조사에서 비타민E 성분이 액상 전자담배에서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액상 전자담배 출시 전, 후 수시로 제품에 대한 성분조사를 했다"며 "비타민E아세테이트는 우리 제품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쥴랩스코리아 관계자도 "우리 제품에는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없다"며 "미국에서 과일향과 민트향 등 가향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청소년 흡연율을 높인다는 우려 때문으로 유해성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총 연합회도 입장문을 통해 "민간기업이 밀수를 하지 않는 한 비교 군을 구할 수 없는 액상대마(THC)와 비타민E아세테이트 혼합액을 제외한 프로필렌 글리콜, 식물성글리세린이 포함된 액상으로 디아세틸,
아세토인, 2,3-펜탄디온 검사를 마쳤으며 문제의 유해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등 정부는 지난 10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강력 권고했다.
미국에서 중증 폐질환 환자와 그에 따른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10월 15일 기준 중증 폐손상 사례 1479건, 사망사례 33건이 발생했다. 환자 대부분은 불법 또는 편법으로 대마성분(THC)와 THC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E아세테이트가 들어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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