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 보복에 3조 넘는 손실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
한·중 관계 정상화 여부에 촉각
중단된 청두 복합단지 공사 재개
유커 발길 끊긴 면세점 시장, 다시 활기 찾을지도 관심
롯데그룹이 5일 한·중 관계 정상화 움직임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사드 보복 조치 이후 문 닫은 중국 롯데마트 사진=뉴스1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롯데그룹이 한·중 관계 정상화로 손실을 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이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3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했다. 이달 말 중국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접견인 만큼 중국의 사드 보복 해제와 같은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롯데 등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만남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얼마전 있었던 사장단 회의에서도 중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며 "롯데마트 매각 등 중국 사업에 있어 손실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중국이 중요한 시장인 만큼 한중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중단됐던 청두 복합단지 프로젝트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재개됐으며 선양 롯데월드 공사는 지난 4월 공사재개 허가가 나왔지만 아직 재개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의 완전 철수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이며 앞으로도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청두 복합단지 프로젝트는 롯데가 약 1조원을 투입해 연면적 54만㎡의 부지를 조성하고 아파트 등 주거시설과 쇼핑몰 등 상업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선양의 경우 아직 공사가 재개되지 않았다. 사드 보복이 철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투자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만큼 고심 중인 상황이다. 선양 롯데월드는 축구장 23배 면적(16만㎡)에 건축면적만 145만㎡ 규모여서 사업비만 3조원이 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롯데그룹은 현재까지 2조원가량 투입했다. 당초 계획상으로는 올해 실내 테마파크와 쇼핑몰, 호텔과 오피스텔 등 초대형 복합시설이 완공돼 중국판 '롯데타운'으로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드 사태가 불거진 후 2016년 말 중국 당국이 선양 롯데월드 건설에 절차상 미비점을 들어 공사를 중단시켰다.
중국 고객 비중이 큰 롯데면세점도 "아직은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도 왕이 중국 국무위원 방한으로 한중 관계 정상화 무드가 조성되는 것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면세점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 한한령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장이다.
중국 당국은 여전히 한국행 단체여행패키지 판매를 제한하고 전세기 운항 금지 등의 규제를 풀지 않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의 '큰 손'이던 유커가 발길을 끊으면서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위주로 시장이 재편됐지만, 이들을 잡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외교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면서도 "국내 면세점 시장이 정상적인 구조로 돌아오려면 유커는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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