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 열전도도의 200분의 1 수준
기존 계량기보다 동파에 2배 강해
서울시 상수도본부 2만여개 도입
박준형 효성화학 대표이사(오른쪽)가 국내 전시회에서 폴리케톤으로 만든 수도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신소재 '폴리케톤'이 수도계량기에 적용된다. 폴리케톤은 기존의 황동 소재보다 열전도도가 200분의 1로 낮아 동파에 강하다.
13일 효성에 따르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9월 수도계량기 제작업체인 삼성계기공업으로부터 폴리케톤 수도계량기 2만3000개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영하 20도의 동일 조건으로 황동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비교 실험한 결과 황동 제품은 53분 뒤 동파된 반면, 폴리케톤 제품은 130분을 버텼다.
또, 황동 수도계량기는 납 함유에 따른 위해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폴리케톤 제품은 중금속 용출 염려가 없고 녹슬지 않아 황동 수도계량기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폴리케톤은 일산화탄소(CO)가 원료인 친환경·탄소저감형소재다. 폴리케톤 1t 생산시 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가 약 0.5t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효성화학과 삼성계기공업은 내년 상반기 중 서울시에 추가 납품을 추진중이다. 양사는 2022년까지 연간 수요(250만개)의 30%를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삼았다.
효성 아파트 브랜드 '해링턴 플레이스'도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적용하고 있다. 2016년부터 전국의 해링턴 플레이스 1만2000여 세대에 폴리케톤 수도계량기가 도입됐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링턴 플레이스에 적용된 폴리케톤 수도계량기에서 단 1건의 동파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효성화학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효성화학과 삼성계기공업은 지난 10월 15~18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물·하수·폐기물·재활용 전시회(IFAT INDIA 2019)'와 같은 달 23~25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물 산업 전시회'에 함께 참가했다. 폴리케톤 수도계량기 제작사인 위지트에너지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에 폴리케톤 수도계량기를 납품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 독자 기술로 탄소섬유를 국산화한 것과 더불어 폴리케톤 같은 신소재 개발에도 주력해 소재 강국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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