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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김민철 중앙경찰학교 경사"어떻게 착한 개만 있겠어요".. 경찰견 핸들러, 犬을 말하다

수의사 아버지 아래에서
반려견과 함께 성장한 경찰관
경찰견 핸들러로 현장 누벼
지난달 '내 인생의 반려견…' 출간
경험 공유, 개에 대한 이해 도와
"인간과 개, 함께 행복한 삶 꿈꿔"

[fn 이사람] 김민철 중앙경찰학교 경사"어떻게 착한 개만 있겠어요".. 경찰견 핸들러, 犬을 말하다

"저는 개에게 큰 빚을 진 사람입니다. 조금씩 갚아 나가야죠."

'반려견 천만 시대'가 열린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반려견은 많은 이들에게 가족과 같은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4%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선 여전히 반려견으로 인한 사고, 혹은 반려견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해 생기는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반려견으로 인해 이웃 간 마찰이 생기고 개에게 물리는 등 사고가 이어지면서 반려견에 대한 찬반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함께 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스러운 가족이자 친구이지만 반려견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중앙경찰학교 김민철 경사(사진)는 이 같은 일들에 대해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이들 중 하나다. 경찰견 핸들러로 활동하며 세월호 침몰과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사고 현장을 누빈 김 경사는 경찰견과 반려견의 행복한 삶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수의사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레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낸 그는 경찰관이 된 후 과학수사계와 공항경찰대 등에서 근무하며 역량과 경험을 쌓아나갔다.

어린 시절은 물론, 사회에 발을 내디딘 이후에도 개들과 함께한 그는 자신을 "개에게 큰 빚을 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을 희생하며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 준 경찰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경사는 개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반려견에 대한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공부하고 경험한 바를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김 경사는 반려견 시장이 커지는 만큼 반려견에 대한 이해, 그리고 견주들의 성숙한 의식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경사는 "주변인들에 대한 배려, 반려견 배설물 문제, 유기견 문제 등은 천만 반려견 사회에서 우리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라며 "반려견으로 인한 행복만큼이나 책임과 어려움도 함께 수반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TV에서 나오는 반려견처럼 착하고 이쁘기만 한 개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반려견을 자신의 놀이감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연 속 하나의 생명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경사의 이 같은 마음은 지난달 '내 인생의 반려견, 내 인생의 경찰견'이라는 제목의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김 경사는 책 속에서 반려견에 대해 공부한 바와 개들과 함께하며 경험한 바를 토대로 사람과 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책을 통한 수익금은 모두 반려견과 유기견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김 경사는 "많은 사람들이 개를 이해하고 진정으로 개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개에게 진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인간과 개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